무지개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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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조사 뒤에 숨어 버린 사전 여론조사

OnRainbow 2010. 6. 4. 16:20
이번에도 지방선거 투표 마감과 동시에 각 언론사 마다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신뢰성 향상과 비용 절약"을 내걸고 시작한
방송3사의 공동 여론조사일 것이다.

기사를 검색해보니 이번 방송3사 공동 여론조사에 약 20억 가량 쏟아부었단다.
참여한 조사회사는 KRC, TNS RI, MBMR 3개 회사다.

결과가 제법 잘 맞았나 보다. 자화자찬 하는 꼴이...

- 여론조사 안맞고 출구조사 '정확'했다

진짜?

광역단체장에 대한 방송3사의 출구조사와 실제 득표율 자료를 갖고
적합도 검정을 돌려봤다.

- 적합도 검정 결과

적합도 검정 결과 주요 관심 지역이 아니었는지 대구, 경북, 전북, 전남 및 충북에서
유의확률(P-Value)이 유의수준 0.05 미만으로 나타나 귀무가설이 기각 됐다.

즉 5개 지역에서는 기대했던 결과가 아닌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얘기다.
따라서 결과가 맞은 비율은 약 70%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정확'했다고?
(개인적으론 95%까진 힘들거 같고 80% 정도 까지는 나왔으면 했는데)

그런데 여기서 더 흥미를 끄는 것은...
방송3사가 출구조사만 한게 아니라는 것.
투표일 이전에도 2회에 걸쳐 사전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그중 접전을 펼쳤던 서울시장 선거를 보자.
선거 당일 발표된 출구조사 외에는 어느 기간에도 피말리는 접전은커녕
오세훈의 대승으로 나타났다.

즉 출구조사가 그나마 선전한 것이고
그외 다른 사전 여론조사는 개박살 났다는 얘기다.


※ 주의 : 자료 인용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선거 기간 중에 여론이 변했다고 항변할 순 있다.
응답자의 거짓 응답 또는 변심이 원인 즉 응답자 탓 때문이란 얘긴데...
그럼 조사회사는 왜 있니? 자기 모순이다.
그리고 YTN(한국갤럽)의 경우 투표 당일 오전까지 조사했음에도
위와 같은 결과를 얻은 것으로 봐서는 이 항변에 공감하긴 어렵겠다.

이외에도 높아진 투표율 때문이라는 항변이 특히 많아 보인다.
지난 지방선거에 비해 약 3% 가량 증가한 54.5%의 투표율이 오류의 씨앗이었단 얘긴데...
투표율 가중치도 반영해 얻은 결과면서, 제대로 추정하지 못한 여론조사 회사의 문제를
유권자 탓으로 돌리는 모양새가 보기 좋지 않다.

선거 결과를 맞추기는 결코 쉽지 않다.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렇지...
'숨은 민심' 또는 '바닥 민심' 때문이라고 넘에 탓으로 돌리는데...
넘 탓이 아니라 모자란 니 탓이다.

이젠 넘 탓 그만하고... 제발 인력 물갈이 좀 해라.
정확도 떨어지는 결과가 도출되도 예전 인력 그대로 조사를 진행하니 바뀌는게 없잖아...

아니면 아예 발표를 하지 말던지!!!

선거 끝날 때 마다 여론조사 회사에 쓴 소리해야 하는 내 마음도 착잡하다.
언제까지 여론조사가 과학이 아닌 예술이라고 조롱 받고 싶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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