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타고
서울에서 해남 땅끝탑까지 걷기 - 월출산 본문
사반세기만에 월출산을 다시 찾았다.
어떻게 아냐면...
내 추억상자 속에 25년 전 월출산 입장권이 고이 모셔져 있기 때문~
소싯적에 보름 동안 60리터 배낭 메고 전국 유명산을 돌아다녔는데
짐이 무거워서 사진기를 놓고 가며
그 대신 기념으로 입장권을 모았기 때문~
그렇게 25년을 잊고 지냈는데
국토대장정을 다녀온 선지자가 블로그에 올린 월출산 전경이 너무나 멋있어서
땅끝탑까지 걷기 전체 일정에서 하루를 할애해서 월출산을 오르기로 했다.
특히 구름다리.
그 당시 시간에 쫓겨 급하게 하산하느라 구름다리를 가질 못 했다.
월출산 아래 숙소에서 일찍 출발해 천황사 코스로 오른다.
천천히~
천황사를 지나 구름다리를 향해 오르는데
힘드네...
출발한지 1시간10분만에 힘들게 구름다리 앞에 도착했다.
그래도 날씨가 좋아 전망이 시원시원하다.
힘들어도 구름다리 방면으로 오르길 정말 잘했다.
그렇게 구름다리 쉼터에서 한참을 쉬고 이젠 정상 천황봉을 향해~
구름다리까지는 힘들게 올랐다면
이후 천황봉까지 (거짓말 조금 보태서) 네 발로 기어올랐다.
얼마나 가파르고 힘들던지...
정말 숨차게 힘들었지만
고개 돌리는 모든 곳이 기암괴석 절경이었다.
네 발로 기어오르는 것이 절대 후회되지 않는 코스다.
같은 바위, 같은 봉우리도 어디서 보냐에 따라 느낌이 또 다르다.
구경하고 사진 찍느라 앞으로 나아가질 못할 정도.
그렇게 황홀경에 빠져 네 발로 기어오른 월출산 정상 천황봉~
3시간 예상했는데 다행히 시간 맞춰 도착했다.
10시가 조금 안 된 시간이었으나 이미 여러 산꾼이 정상에서 쉬고 있었다.
바위산이라 정말 볼거리가 많다.
이제는 능선 따라 도갑사를 향해 간다.
월출산 절경은 계속 이어지지만 이쯤에서 하산하기로~
근처 초등학생들이 체험학습을 왔다.
애들은 몸이 가벼워서 산을 잘 탄다.
물론 예외는 있기 마련.
즐거웠던 월출산행은 6시간이 조금 안 돼서 끝.
더 있고 싶지만 땅끝을 향해 또 걸어가야지.
그 사이 도로가 왠지 낯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