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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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적인 시장조사? 시궁창에나 갖다 버려라

OnRainbow 2009. 10. 21. 13:03
상당히 공격적인 제목이다.
그렇다.
열 받았다.

이야기는 대충 이렇다.

지난 10월 12일 지식경제부에서 「중소유통 경영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기업형슈퍼마켓(SSM)으로 인한 동네슈퍼 피해는 크지 않다는...
(지식경제부 홈페이지의 보도자료에 등록되어 있다.)

그런데 이 보고서 내용에 대해 반발이 거세게 일어난다.
결국 홍석우 중소기업청장은 꼬리를 내린다.

- 지경부 ‘중소상인 유통조사’ 국회도 비웃는다
- 중기유통조사 결과 집중추궁..중기청장 “SSM으로 피해 크다”

홍석우 중기청장은 “SSM이 들어와 결국 피해를 본 곳도 주변 슈퍼마켓으로 이들의 피해는 굉장히 크다”며 “유통학회가 조사한 것에 해석이 다르지만 SSM 진출로 동네슈퍼에 미친 영향에 지대하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해 조사결과와 상반되는 입장을 보였다.

그나마 여기서 그쳤으면 다행일텐데 장애인 비하 발언이 튀어나왔다.
발언의 당사자인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이 체인스토어협회장이라니,
뭐가 못 마땅해서 이런 발언을 했는지는 안 봐도 비디오겠다.

-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 "골목슈퍼는 장애인의 맛없는 빵"

이후 상황은 예상 가능할 것이다.
중소상인 단체와 장애인 단체에서 크게 분노한다.

- "장애인이 맛없는 빵을 만들면…"
  홈플러스 이승한 회장 발언에 장애인ㆍ중소상인 등 거센 반발

이런 씁쓸한 흐름을 접하던 중 기사가 떴다.
조사에 외부 압력이 가해졌을 가능성이 제기하는...

- ‘유통조사 왜곡’ 알고보니 지경부 압력

지끔까지의 얘기 전개를 대충 소개했는데...
그런데 나는 왜 열 받나?

조사 결과를 조작하는 것은 쉽다.
생각보다 너무 쉽다.

그 중 수치를 조작하는 것은 아주 초짜들이나 하는 짓이다.
이는 너무 티나서 발각되기도 쉽다.

가장 효과적인 조작은 표본을 의도대로 구성하는 것이다.
물론 논란 거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조작이라고 명백하게 말하기엔 좀 어정쩡하다.
모집단을 어떻게 정의할지는 생각 만큼 만만한 작업이 아니기 때문.

애초 발단이 된 부분은 아마도 응답자 구성이었을 것이다.
그 중 업종 구분에 따른 응답자 구성.



적용하지도 않는 통계학적인 표본론은 차치하고...
조사의 목적이 뭐였나 하면... 이거였을 것이다.

SSM 출점에 따른 중소 상인 및 소비자에 대한 영향력 파악



그러나 뭔가 어색하지 않은가?
기업형 슈퍼마켓(SSM)으로 인해 동네 슈퍼들이 죽어나간다고 하소연 하기에
실태 파악을 하기 위해 진행하는 조사에 뚱딴찮게 "중소 상인"이라고 포괄적으로 기재한게.

그러니 업종별 응답자 구성이 위에 처럼 나오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일게다.

그런데 한국표준산업분류표를 참고할 필요도 없이, 조금이라도 상식이 있다면
기업형 슈퍼마켓이 식당, 세탁소, 이미용실, 약국과 경쟁할 것으로 보여지나?

모집단을 상식과 동떨어지게 설정한 덕분에 용역 비용 약 1억6천만원은 허공으로 날아갔다.



보고서 제목에는 "중소유통"이라 했는데...
식당/세탁소/이미용실/약국 등이 중소유통에 해당되는지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_-

그런데 이 문제점을 업계 1위라는 AC닐슨은 왜 놓쳤을까?
나 만큼 똑똑하지 않아서? ㅋㅋ
아니면 고객이 원했기 때문에?

얼마 전 TNS미디어가 시청률 조작 건으로 법정 소송에서 패했다.

- <이슈>TNS 미디어 코리아 시청률 조작, 방송계 충격에 휩싸여!

언제도 얘기 했듯, 우리나라 시장조사 수준이 이거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따라서 조사회사가 통계적인 방법을 동원했단 얘긴 가당치 않다.
통계학 교과서 대로 하지 않는데 뭐가 통계적인 방법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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