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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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신년일출은 물 건너가고 족적만

OnRainbow 2011. 1. 2. 14:27
그동안 운동도 거의 안 하고, 산도 거의 타지 않아서 편하게 바람 쐴 요량으로
2011년 신년일출산행을 대관령으로 택했다.
그러나...

동서울에서 횡계로 가서, 횡계에서 대관령으로 택시로 이동(7,500원).
대관령에 도착하니 날씨가 무진장 쾌청!
이야~~~

그런데 사람이 없다?
구제역 방지 때문에 대관령 도로가 폐쇄되어
대관령에 홀로 서 있는 자유는 만끼할 수 있었지만,
아무도 없다니...
초행길인 선자령을 홀로 걸어갈걸 생각하니 암담하다.

요사이 쌀쌀한 날씨에 무척 춥겠거니 예상했으나 생각보다 날은 폭은한 편.
바람도 살짝(?) 맞아가며 선자령을 향해 가는데...
능선 너머로 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01:23 선자령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일출은 둘째치고 눈밭에서 헤엄치는거 아닌지 살짝 겁도 나고...
선자령에서 급하게 커피 한 잔 마시고 대관령으로 빽!

헤드렌턴으로 눈밭을 비추니 얼음 알갱이가 반짝이는 모습이 조금 이체롭게 다가온다.
그러나 이도 잠깐... 진짜 무섭네~~

선자령 능선길은 나무 하나 없는 호젓한 길일 거로만 예상했었다.
그러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약 2km는 포장도로, 또 약 2km는 숲길 그리고 약 1km가 초원지대였다.
뒷편에서는 여우 울음처럼 캥~캥~ 거리는 소리까지 들리는거 같고...

03:30 대관령 도착해 휴게소에서 몸 좀 녹일까 했으나 상하행선 휴게소 모두 폐쇄!
산악회 버스 타고온 이들만 폐쇄된 휴게소를 지키고 있었다.
그네들은 선자령으로 가고...
난 맞은편 제왕산으로 가고...
그사이 눈은 더 내리고...

제왕산 가는 길은 선자령 보단 조금 산행답다고 할까...
오르락 내리락 몇번 하니 발 아래로 대관령 관통 도로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눈보라와 안개...
이래서 제왕산으론 일출 보러 오는게 아니었나 보다??

올해는 하얀 눈밭에 족적을 남기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강아지 두 마리가 눈밭에 발자국 열심히 찍고 있는 중.
올해는 니들 해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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