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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변명이라도 해봐라

OnRainbow 2009. 5. 13. 14:59
통계청 홈페이지에 보면...
지난 12일 통계지리정보(SGIS)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 실시한다는,
그리고 사회조사를 인터넷으로 진행한다는 보도자료가 올라와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는건가?
아니면 명박이 처럼 무시전략을 펴고 있는건가?

전날 터진 '엉터리 통계조사'에 대해선 보도자료도 해명자료도
통계청 홈페이지에는 아직 올라와 있지 않다.

- 감사원, 통계청 '엉터리 통계조사' 적발

자료의 접근과 해석은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숫자가 거짓말을 하는게 아니라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거라고
입이 닳도록 떠드는건데...

그러나 조사 자체가 불신을 받는다면, 이건 게임 끝이다.

물론 조사를 하다보면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보통 비표본오차라고 퉁~쳐서 말하는 오류 말이다.
그리고 언제나 말하듯이 난 오류에는 매우 관대하다.

감사원에서 지적한 11개의 항목 중 내가 관심 갖고 본 항목은
가축동향조사와 관계된 지적이다.
이 지적이 맞다면, 조사에 대한 무개념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말해도 과하지 않다.
마치 조작에 가까왔던 지난 학업성취도 평가 처럼 말이다.

그나마 교과부는 전공이 아니니 그렇게 됐다고 변명이라도 하겠지만,
통계청은 자기 전공인데...
어떤 변명을 할까?

개인적으로...
정부 기관에서 진행하는 모든 통계 조사는 통계청이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는데,
현장에 나가기가, 전화 한번 하기가 그렇게 싫어서
타 기관의 자료를 인용해?
그것도 전수조사를.

이쯤되면 나올 말은...
통계청이 왜 존재해야 하는가?

일회성 조사는 오류가 있어도 그냥그냥 넘길 수 있다.
그러나 주기성 조사는 오류가 있으면,
전문용어로 박 터지게 욕 먹게 되어 있다.

이는 당연하다.

일회성 조사는 영향을 미치는 기간이 한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오류를 수정하기도 쉽다.
그래서 한번 욕 먹으면 끝난다.

그러나 주기성 조사에서 오류는 이후 자료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게 된다.
그리고 오류를 수정하려면 전후 시기를 모두 살피며 수정해야 하기에 쉽지 않다.
때문에 주기성 조사에서 오류는 욕을 바가지로 먹게 된다.
그래서 주기성 조사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부담도 많다.

이를 충분히 알고 있을 통계청이 이런 오류를 방치(?)했다니...
통계청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 다시금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덧붙여서...
가축동향조사의 경우 감사원이 통계청 보다 통계를 더 많이 알고 있어서
밝혀낸 오류로 보이지 않는다는게 또 문제다.
즉 자체적으로 몇가지 자료 검증 과정만 거치면 걸러낼 수 있는 오류를
스스로 처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게 또한 거슬린다.

오류는 없앨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줄일 순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저 따위로 조사를 진행한다면
어떤 이론과 분석을 갖다붙인들 오류를 흡수하기 어려우며
또 누가 자료를 신뢰하겠는가!!!

혹 조사 과정에서 나타난 오류를 갖고 지나치게 몰아부치는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으나...
다른 오류는 타 정부기관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문제이므로
통계청만 갖고 타박할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자료 조사 과정에서 나타난 오류는 통계청의 주된 업무이고
조사는 통계의 시작이다.
만일 통계청 마저 조사원의 농간(?)에 휩쓸린다면 일반 조사회사들은 오죽하겠는가?

적어도 조사 만큼은 통계청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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