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타고

새말에서 둔내까지 걷기는 매우 쉬웠다 본문

Personal

새말에서 둔내까지 걷기는 매우 쉬웠다

OnRainbow 2024. 5. 5. 16:05

지난 3월 새말까지 걸은 후

속초 걷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잠시 미뤄두었던 새말을 다시 찾았다.

이제 해가 뜨는 동쪽 둔내를 향해 걸어간다.

 

 

 

이번 길에 하이라이트는 구 영동고속도로를 따라 횡성휴게소까지 오르는 고갯길이다.

결과적으로 그다지 힘들지 않게 올랐고, 새말과 횡성휴게소의 고도 차는 약 350m.

이후 해피700인 평창을 가려면 한 번 더 상승 구간을 거쳐야 한다.

 

 

 

횡성휴게소까지 오르막이 마냥 지루하지만은 않았다.

도로가 한적해 차량 걱정을 덜었고

등나무 꽃이 소소한 눈요기를 주었기 때문.

그리고 거대한 고속도로 교각을 넘어서는 조금에 성취감도 있다.

 

 

 

 

그리고 꽃들.

현호색 비슷해 보이는데 뭔지 몰라 검색하니 산괴불주머니.

앵초처럼 보이는데 꽃잔디라고 나온다.

그리고 꽃잔디 위에 금낭화.

어디든 잘 자라는 민들레와 애기똥풀.

 

 

 

 

쪽문을 통해 횡성휴게소에 들러 소고기미역국으로 간단히 식사를 마쳤는데 많이 짜다.

아! 그리고 휴게소 건물 내에 제비가 날아들어와 집을 지었다.

사람 많은 고속도로 휴게소에 제비집이라니 재밌는 세상이다.

 

 

 

얼마 전 나무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옛 정자나 고택에 위치한 고목을 다루는 에세이 되겠다.

그리고 둔내를 향해 가던 길에 마주친 고목.

250년 된 소나무인데 위풍당당 장군감이다.

 

 

 

그리고 바로 옆 바위에 새겨진 송암 안운담님에 덕고청풍이라는 한시.

1937년 시회의 장원 작품이다.

 

청량한 바람은 여름도 아니요 겨울도 아닌 가을을 연상케 하고

신선한 것을 가장 좋아하는 나를 밤낮으로 따라 오네

승지인 것이 분명하니 신선이 노는 곳이요

바람소리가 소슬한 소나무는 학이 사는 곳이다

일천개나 나열된 산봉우리에는 구름이 일어나고

일만개나 나열된 골짜기의 안개는 산 얼굴을 가리었네

명승지의 경관은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으니 

시인의 발과 지팡이를 수없이 멈추게 하네

 

 

 

버려진 휴게소를 지나 조금만 걸아가니 둔내가 나타난다.

비닐하우스 공사로 바쁜 사람도 있고

파크골프에 여념인 사람도 있고

한낮 면 소재지엔 돌아다니는 사람은 별로 없고

철기시대 유적지는 주차장이고

하천은 어울리지 않게 똥물이고...

 

 

 

새말에서 둔내까지 거리가 얼마 멀지 않아 일찍 도착했으나

장평까지 바로 가기엔 부담도 되고 해서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 짓는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