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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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성온천역에서 내란 세력을 피해 동쪽 삼탄역까지 걸어가기

OnRainbow 2025. 3. 20. 22:05

지난번에 이어 앙성온천역에서 걷기를 시작하는데

바람 장난 아니게 분다.

지리산 능선길에서 마주하는 바람정도 된다.

그나마 바람 때문에 날씨는 끝내준다.

 

이번 경로는 하나의 분기점이었다.

남쪽으로 갈 것인가?

동쪽으로 갈 것인가?

 

남쪽으로 간다면 충주를 거쳐 이화령을 넘어 문경, 상주, 대구, 부산까지 쭉쭉 내려가는 거고,

동쪽으로 간다면 제천을 거쳐 영월, 고한, 태백까지 쭉쭉 동해를 향해 가는 건데

내란에 동조하는 경상도는 가기 싫어서 동쪽을 택했다.

 

 

 

지난가을 도고온천 주변을 걸으며 쇠퇴하는 온천 마을 봤는데

앙성온천 주변도 말이 아니다.

걷기 길도 만들며 외부인을 유인하려고 노력하지만 기대에 못 미쳤나 보다.

하기사 온천 좋아하는 나도 온천에 언제 가봤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니.

 

 

 

 

개천 건너편에서 수차인지 펌프인지 탈탈탈 거리며 작동하는 소음이 들리고

주변에 사람이 서있고 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또 비슷한 광경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가까워서 찬찬히 보니 

어랏!!

사금 채집??

예전에 방송에서 사금 채집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을 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마주하기는 처음이다.

요새 금값이 금값이라니 취미 제대로다.

 

윤슬이 이뻐서 한 컷.

 

 

 

이번 걷는 동안 여러 가로수만 만났는데

생강나무, 벚나무, 단풍나무 그리고 느티나무 아니면 참느릅나무?

전에 읽었던 나무 책에 보면

강물이 범람하는 둔치에는 참느릅나무를 심으면 좋다고 했던 게 기억나는데

암만 봐도 느티나무 잎인지 참느릅나무 잎인지 모르겠다.

 

 

 

위 사진에 보듯이 둔치에 걸어 다닐 수 있는 길이 있다.

도로시는 토토랑 마법사를 만나러 오즈를 향해 노란 벽돌길을 따라 걸었다면

이 길은 붉은 벽돌길이다.

바람도 피할 겸 길도 있겠다 아래로 내려가 걷는다.

조용하고 햇살도 좋고 걸을 맛 나는 길이다.

한여름에는 나무 그늘이 정말 좋겠다.

 

생각난 김에 오랜만에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봤는데 

배우, 의상, 무대, 연출, 시각효과 모두 1939년에 만든 영화라곤 믿기지 않게 잘 만든 영화였다.

명작은 명작인 이유가 있구나.

 

 

 

충주 남산 보다는 맞은편에 계명산이 땀 흘리는 맛이 났던 기억이 떠오르는데

이번엔 충주 외곽으로 걸어 바로 삼탄역을 향한다.

 

앙성온천역 근처부터 곳곳에서 수석 가게가 보였는데

목계마을에는 정말 많은 수석 가게가 있었다.

도로 따라 좌우 태반이 수석 가게다.

그런데 어째 상호는 수석인데 돌 생김새는 강가에 짱돌?

 

 

 

여유롭던 길은 이쯤에서 마무리 짓고 고개 하나를 넘어야 한다.

서대고개.

높이는 얼마 안 되지만 좀 가파른 길이다.

평택제천고속도로도 넘는다.

 

이 고개를 넘으면 산이 많아 평지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일단 기온부터 달랐다.

 

 

 

서대고개를 내려서니 작년 속초를 향해 걸을 때 인제 용대리에서 봤던 모습과 똑같은 밭이 나타났다.

사과 묘목을 키우는 농원이다.

'사과향이 가득한' 서대마을에서 잠깐 쉬는 데 조금씩 구름이 몰려온다.

 

 

 

종착점은 삼탄역이나 도착 시간이 어중간해 삼탄에서 버스를 타고 충주로 가서

동서울로 상경할 것이다.

 

미리 확인한 버스 도착 시간까지는 시간이 남아 주변을 두리번거리는데

아직 쌀쌀한 날임에도 캠핑하는 이들이 제법 많다.

유료 캠핑장도 보이지만 강변 및 잔디 운동장 주변에도 텐트가 많다.

'기차와 바람과 물빛이 머무는 깊은 산속 힐링 숲 「삼탄 테마역」' 주변에도 텐트가 여럿이던데

아마도 인기 캠핑지인가 보다.

 

 

 

충주터미널 내에도 수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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