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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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ndom Walk

아산만방조제를 걸어서 넘을 줄 상상이나 했나?

OnRainbow 2025. 10. 22. 14:18

안중터미널에서 이어서 걷기 시작.

 

제목에도 잠깐 미끼를 던졌듯이 이번 걷기는 지금까지 걸었던 길과는 많이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사전에 다음 지도를 참고하며 이동한 결과를 아래에 기술하겠다.

 

그전에 검색을 해 보면 서해랑길 84,85 코스가 근접한 경로를 갖는데

아산만방조제를 거치지 않고 크게 돌아 평택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이 경로는 마음에 들지 않아 애당초 고려하지 않았고

어떻게든 아산만방조제를 걸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다.

 

그래서 다음 지도로 경로를 예상해 봤는데

자전거를 선택하면 유사한 경로를 얻어서 이 경로를 따르기로 결정했다.

자전거가 갈 수 있으면 걸어서도 갈 수 있으니.

 

 

 

이번에도 날씨는 흐림.

좋다고 해야 하나?

싫다고 해야 하나?

흐려서 좋은 것은 한낮의 햇볕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데

청량한 가을 하늘을 못 보는 것은 싫은 것이고.

아무튼 감곡에서 시작한 걷기는 우연히(?) 매번 비 내린 후 흐린 날만 택하게 됐다.

 

철새 떼가 날아간다.

작년 군산을 향해 걸을 때 서천에서 수많은 철새 떼를 보고 놀랐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번 여정을 마치는 시점은 대략 11월 말 경인데 

그때는 더 많은 철새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새벽까지 비가 내려서 길 여기저기에 물웅덩이가 있다.

잠깐 스쳐가는 나야 한낱 물웅덩이로 걱정이지만, 

쓰러진 벼 사이로 싹이 나 새 줄기가 올라오는 모습을 보고 있을

농부는 머리가 많이 복잡하겠다.

올가을 유독 자주 내리는 비 때문에 벼가 마르지 않을뿐더러

논바닥이 진창이라 콤바인이 들어가서 작업을 할 수도 없으니.

 

 

 

멀리 서해대교 주탑이 보인다.

나중에 다음 지도를 이용해 사진을 찍은 위치와 교각 사이의 거리를 제보니 5.8km로 나온다.

주탑의 높이가 182m라니 한 층을 2.5m로 잡으면 70층이 넘는 높이다.

 

 

 

열심히 시골길을 걷는데 나무에 뱀인지 뭔지가 매달려 있어 깜짝 놀랐다.

이거 이거 밤에 마주쳤으면 놀라 자빠졌겠는데!!

수세미다.

거의 70cm는 넘어 보이는 것이 여러 개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수세미가 덩굴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큰 것은 처음 본다.

 

 

 

논밭 옆 전봇대에 서해랑길, 경기둘레길, 평택 섶길을 알리는 알록달록한 표지기가 여럿 매달려 있다.

그런 반면에 현덕지구 입간판에는 토지거래에 주의하라는 것을 봐서는

이곳도 조만간에 사라질 모양새다.

여기에 아파트를 지으려는 걸까?

앞서 출발점인 안중에도 아파트가 많고 또 여전히 짓고 있던데.

 

 

 

드디어 아산만방조제 들머리에 가까이 왔다.

그전에 현충탑에 들른다.

언제도 얘기했듯이 조국을 위해 순직, 순국한 분들을 기리는 조형물이 보이면

반듯이 들러 눈도장을 찍는다.

 

 

 

다음 지도의 로드뷰를 참고했을 때도 느낌이 싸~했는데

직접 와보니 폐 업소와 커다란 울타리가 둘러쳐 있어 분위기가 많이 썰렁하다.

식당 하나가 불을 켜고 영업을 하는 모양새인데

가져온 김밥과 컵라면으로 대충 한 끼를 때운다.

 

 

 

아산만방조제를 향해 들어가는 들머리는 차량용 도로도 있고 

폐 업소가 있는 자리 맞은편으로 다행히 사람과 자전거 이용이 가능한 길이 있다.

이 길을 따라 다리를 건넌 후 횡단보도를 하나 건너 방조제 방향으로 직진하면 된다.

방조제 직전에 인도가 끊겨 잠깐 당황했으나

옆쪽에 샛길이 있으니 이쪽을 이용하면 아산만방조제 위로 올라탈 수 있다.

생각보다 아산만방조제 진입이 수월하다.

 

 

 

검색에 따르면 아산만방조제의 총길이는 약 2.5km 정도이고 

경기도 평택에서 충남 아산을 향해 직접 걸은 거리는 약 1.6km 이다.

공포의 1번 국도도 걸어봤고

2km가 넘는 터널도 걸어봤는데

이렇게 방조제도 걸어보게 되는구나...

감회가 새롭다.

 

감회는 감회고...

방조제 위 표면은 돌부리가 노출되어 있어 걷기에는 좋지 않다.

 

서쪽 방면으로 강태공들이 낚시에 집중하고 있다.

세찬 바람은 아니지만 흐린 날에 가만히 앉아서 이 바람을 계속 맞는다면 많이 춥지 않을까?

 

아무튼...

쭉쭉 걸어가 충청남도로 넘어가며 삽교천방조제 방향으로 우회전한다.

그런데 여기가 좀 애매한 지점이다.

널찍한 방조제 폭이 갑자기 좁아져 40cm 될까?

차량이 지나가는 갓길은 걷기 싫어서 처음엔 호기롭게 이 좁은 길(?)을 택해 걸었으나

70m 가량을 걸으니 폭 좁은 게 계속 신경 쓰이고 바람도 불고 해서 

이 좁은 길(?)을 계속 걷기에는 위험하겠다는 생각에 갓길로 내려왔다.

갓길로 내려오니 육중한 화물차, 시끄러운 오타바이가 반겨준다.

 

이후 방조제 폭이 넓은 곳이 나타날 때까지 갓길로 이동.

 

 

 

방조제 위에서 누군가 망원경으로 새를 관찰하고 있다.

저 뻘 위에서 귀뚜라미 소리를 내는 새 이름이 뭔가요?

도요새입니다.

아하~

옛날 「도요새의 비밀」 노래가 떠오른다.

 

 

 

인주산업단지 맞은편 방조제에는 낚시하는 이들도 제법 많고

차를 세워놓고 고기 구워 먹는 사람도 제법 있다.

주위에 인가가 없고 조촐하게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서 걷기에도 좋아 보인다.

단지 화장실이 안 보이는 게 아쉽긴 하지만.

 

그리고 이 방조제 끝에는 삽교천방조제가 이어진다.

 

 

 

삽교천방조제에 올라서기 전에 해당화 옆에서 한 번 쉬고 싶었으나

사전에 알아본 버스를 놓치면 두 시간은 기다려야 하기에

쉬어도 터미널 도착해서 쉬는 게 마음이 편하겠기에 쉬지 않고 걸으니 

역시 발이 많이 피곤하다.

그리고 보온병에 따뜻한 물로 커피 한 잔 하려던 계획도 밀물에 사라지고...

 

삽교천방조제 옆 도로에 차량 통행량이 상당하다.

이곳에 통행량이 이렇게 많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정말 많고

그리고 오토바이도 상당히 자주 다니는데 그넘에 배기 소음...

정말 싫다 싫어.

오토바이 배기 소음은 단순히 소음에서 그치지 않고

사람을 놀래키고 짜증을 유발하는 재주를 갖고 있다.

 

 

 

터미널 바로 옆에 어시장과 놀이공원이 조성되어 있어서 잠깐 둘러보고 싶었지만

역시나 버스 시간이 얼마 안 남았기에 다음에 하기로 하고

바다인지 강인지 옆 방조제 위를 한참 걸었다는데 의미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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