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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찰나 (1)
무지개타고

영산강 습지를 걷는 중 의자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엄청난 소음이 들리더니 내 머리 위로 뜬금없이 전투기가 바퀴를 내리고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있다. 평택 못지 않은 소음이었다. 영산강변을 걷는 내내 계속된 전투기 이륙 소음을 듣고 있으니 짜증이 올라온다. 이 소음을 듣고 어떻게 살지? 광주 지역방송에서 본 군 공항 이전에 관한 뉴스가 절실히 와닿는 순간이었다. 개울에 빠져 죽어 있는 고라니. 도로에 누어 죽어 있는 고라니. 수풀에 걸려 죽어 있는 고라니. 이 소음 속에 한낮에 살아 있는 고라니와 마주치다니. 이른 아침 마을을 빠져나가는 중 우연히 마주친 똥개. 검정 비닐봉지를 물고 가다 나와 눈이 마주치고는 얼음처럼 굳는다. 아마도 저 검정 비닐봉지를 계속 물고 가야하나? 마나?를 생각하는 것처럼. 무..
Random Walk
2023. 5. 17. 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