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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타고
주말에는 진접역 가는 전철이 띄엄띄엄 있다. 상계역에 안내된 것을 참고하면 당고개에서 진접으로 바로 가는 전철이 있나 보다. 아무튼... 진접역은 철마산 오르느라 와봤는데 이번에는 상계역을 향해 걸어간다. 산을 놔두고 길을 걷다니... 예전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진접역을 벗어나니 아파트 단지는 끝나고 농사짓던 벌판이 나타난다. 아마도 신도시 보상이 완료됐는지 그 많던 비닐하우스도 많이 줄었고 울타리가 곳곳에 세워졌다. 그리고 생활폐기물이 여기저기 투기되어 미관, 위생 모두 불량하다. 네이버 별점을 참고해 퇴계원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여느 유명 중국집처럼 여기도 짬뽕이 유명하던데 매운 것 좋아하지 않아서 볶음밥을 먹었는데 보통은 해서 다행이었다. 점심시간을 조금 넘긴 1시반 정도 도착해서 한..
양주를 한번 돌아봐야겠다 생각하던 중 그날이 왔다. 이틀에 걸쳐 걸었는데 대체적으로 걷기 무난하다. 옥정 신도시 관련 사진을 찾다 보니 2015년과 2022년에 찍은 사진을 찾았다. 그사이 미개발 택지에 대부분 아파트가 들어섰고 아직도 아파트를 짓고 있었다. 양주와 동두천 경계선에 있는 칠봉산을 2004년에 처음 올랐는데 그때는 버스가 별로 없어 엉뚱한 곳에 하차해 등산로 찾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땅끝탑까지 걸어보며 느낀 것 여러 가지 중 하나는 아파트 단지 만큼 심심한 길거리는 없다는 것. 서울이나 공주나 광주나... 다음 모퉁이에는 뭐가 있을지 전혀 기대되지 않기는 여기도 매한가지였다. 그나마 노랗게 익어가는 벼와 불곡산 바라보기 정도가 낙이랄까. 오래된 느티나무 절단난 가지 끝에 분봉인지 ..
어느 날부터 괜히 갓 구운 빵이 먹고 싶은 거다. 어떡할까? 어떡하긴.. 내 손이 내 딸이라고 직접 해야지~ 검색하니 어느 선지자는 편리하게 생지라는 것을 추천하던데 손수 만드는 재미라는 게 또 있는 것이기에 반죽부터 만들기로 했는데, 완전 초보이니만큼 식빵믹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이런 게 있는 줄도 몰랐지만 검색하면 다 나와~ 그렇게 반죽 만드는 노동의 즐거움을 흠뻑 느끼며 발효에서 에어프라이어로 굽기까지 1시 반에 시작한 게 8시가 돼서야 끝났다. 그리고 찾아온 빵. 냄새는 좋더라. 산에 가져가 커피랑 같이 먹으니 더 좋더라. 이런 소소한 행복 내일 또 찾아와라~ 아직 식빵믹스 한 봉지가 남아있다!
따가운 여름 햇살이 조금씩 힘을 잃어가는 이달 초부터 반백년 살아온 서울을 한 바퀴 돌아볼까 하는데 발바닥에 조금에 문제가 있어 땅끝탑 갈 때처럼 장거리 걷기는 무리겠기에 네 등분으로 구간을 나눠 서울을 한 바퀴 걸어봤다. 서울 지리를 잘 모르는 편이었는데 한 바퀴 돌아보니 강북뿐만 아니라 강남에도 달동네가 많았다. 차로 이동 때는 그런 생각을 가져보지 않았는데 걸어보니 서초동, 도곡동, 대치동 죄다 언덕배기, 산자락 밑이라 길이 기울어져 걷기 불편하다. 물론 압권은 북한산, 관악산 산자락에 있는 동네지만. 올림픽대교를 처음 걸어서 넘었는데 차 타고 지나가며 힐끗 보던 것과는 다르게 올림픽대교의 위용은 위풍당당하니 장군감이었다. 삼전도비 글자는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흐릿하지만 굴종의 역사 또한 역사이니..
고등학교 때 친구가 탈장 수술한 적이 있어 탈장이란 질병이 있다는 것은 알고는 있었는데, 아버지가 탈장이란 진단을 받은 후 탈장 수술에 대해 궁금해 검색하니 탈장 수술 후기는 별로 안 보여 진찰, 검사, 입원, 수술, 퇴원 진행 과정에 대해 간략히 적어본다. 그에 앞서...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간호사, 간병인, 보조원, 요리사, 미화원, 사무직원 등 모두의 노고에 감사 인사 올린다. 어느 날 사타구니에 혹처럼 나온 게 누르면 아프다고 하셔서 물혹인가? 몰라서 동네 피부과에 갔다. 이리저리 관찰하고 만져보더니 한 마디 "탈장입니다" 그러면서 약으론 안 되고 수술해야 한다며 의뢰서를 주니 큰 병원 가라 한다. 종합병원에 접수하니 1주일 후에 예약이 가능했다. 무슨 과로 접수해야 하는지 몰랐는데 대장항문..
한 겨울 설악산 다녀오면 웬만한 추위는 추위도 아니듯이, 한 여름 옴팡지게 더위를 겪고 나면 웬만한 더위는 더위도 아닌데 아직 제대로 된 더위를 겪질 않아서 하루하루 더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모처럼 불암산성터에서 나비정원으로 하산하는데 며칠 전 장마비가 내린 덕분에 중턱에서 시원하게 머리를 적실수 있었다. 그리고 몇달만에 찾은 나비정원엔 못 보던 조형물이 있다. 애들이 좋아하겠군. 노란 꽃이 핀 나무는 염주나무라는 모감주나무?
문득 생각하니 서울에서 반백 년을 살고 있는데 여주를 걷는 게 아니라 서울을 먼저 걸었어야 하는 느낌. 그래서 대략적으로 30km 정도 걸을 수 있는 서울 종단을 구상해 보니 년 초에 다녀온 경마장이 있는 과천과 자주 가는 동두천을 각각 걸어 경로를 이어봤다. 그런데 상계역이 워낙 강북 끝자락이라 과천까지만 걸어도 서울 종단이 될 듯. 도봉산역 옆에 있는 창포원에는 전차가 있다! 전혀 예상하지 못 한 상태에서 마주치니 좀 놀랐다. 도로변 걷고 자전거길도 걸어 지행역 근처를 지나는데 철로 주변이 정원처럼 정비가 잘 돼있어서 걷는 기분이 좋아~ 과천에서 상계동으로 거꾸로 올라오는데 남태령도 고개라고 땀 좀 흘렸고, 지하철 창밖으로만 보던 동작대교를 드디어 걸어서 넘었다. 기사식당하면 싸고 맛있는 것도 이젠 ..
소나기 예보가 있어 예매한 기차표를 반환 후 다음날로 다시 예매. 이날도 소나기 예보는 있었지만 그전에 여주역에 도착 가능해 보여서 진행했는데 소나기가 예보보다 일찍 왔지만 다행히 많은 비는 아니었다. 무인역인 일신역 주변은 한마디로 완전 시골이었다. 따라서 한적해서 걷기 좋았다. 주변은 한적해도 다니는 차량은 의외로 좀 있다. 다음 지도를 통해 중간에 마땅한 식당이 없어 보여 도시락을 싸갔는데 꽃밭에 있는 이쁜 정자가 나타나 점심을 먹으려 했으나 참새똥이 너무 많아서 뙤약볕에서 먹게 됐다. 터미네이터 1편 마지막 장면이 연상되는 먹구름이 멀리서 몰려온다. 적어도 여주 시내까지는 도착하지 않을까 했는데 중간에서 비를 맞게 되겠군... 영월루에 올라 남한강을 내려보는데... 떡하니 버티고 있는 고층 건물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