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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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최악일 순 없었던 추석

OnRainbow 2011. 9. 14. 00:56
비가 온다는 소식에 추석 전날 내려가 비 맞으며 벌초할걸 생각하니 너무 싫었다.
그러나 현실은 더 냉혹했다.

비 쫄닥 맞으며 벌초하고 결국은 감기 걸리고,
처음으로 예초기를 잡아보니 서툴기 짝이없어 눈치밥 먹고,
벌초하고 내려오니 밥도 안 주고,
떡하고 과질 찾아먹다 목이 메어 식탁에 놓인 물병을 따라마셨는데 그것은 식초,
냉큼 뱉어냈으나 혓바닥이 과민 반응을 계속 보여 저녁은 제대로 먹지도 못 하고,
노환 때문에 큰집은 다음 설 부터는 간단히 치룰거니 오지 말라 하고.

집까지 4시간반 밖에 걸리지 않았다는게 그나마 위안일까?
배터리 약 60% 남은 상태에서 OruxMaps 어플로 GPS기록을 했는데
퇴계원 쯤에서 박대리 퇴근.



그러나 불행은 이쯤에서 끝나지 않고...
내방 형광등의 전자식 안정기는 드디어 맛이 가서 깜빡 거리고,
내년까진 버텨주길 기대했건만 TV는 청사진으로 화면이 바껴 나오고.

정말 속 터지는 추석이었다.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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