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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타고

예보에 따르면 비가 온다고 한다.그래서 언제나처럼 접는 우산을 배낭 속에 하나 넣고 출발한다. 일주일 만에 다시 찾은 제천역은 평온함 그 자체였다.날씨가 이렇게 맑은데 무슨 비가 오겠어? 걷는 중간에 건물 사이로 빼꼼히 보이는 언덕? 동산인가?나름 산이었다.정봉산 또는 남산이라고. 걷다가 제천에 왔으니 전화라도 해봐야지 않겠나?그사이 전화번호가 바뀌었다면 할 수 없고... 다행히 신호가 떨어지고다행히 친구였다.언제지? 마지막으로 본 지 20년은 넘었나 보다.죽지 않고 살아 있으니 이렇게 보게 돼네... 함께 학교 다닌 시간은 고작 1년이지만서로 감출 것 없이 저렴하게 놀았기에 오랜만에 만나니 반갑고 수다가 끝이 없다. 제천 외곽에 내려주고 친구는 일터로, 나는 다시 걷고. 저 멀리 명지병원 뒤쪽에..

이런 날이 내게도 오는구나.금연한 지 어느덧 10년이라니... 금연 초기 허벅지 찌르며 참아낸 그 고통,그리고 잊혀지지 않고 찾아오는 담배 피우는 꿈. 작년 모처럼 만난 친구가 10년을 끊었어도 다시 폈다는 얘기를 들으며 얼마나 놀랐는지... 10년 전 장국영 떠난 날 우연히 시작된 금연.준비 안 하고 시작한 금연은 고통 그 자체였다.그렇게 열흘, 한달, 백일, 반년, 1년, 2년, 5년, 10년이 됐다.그 10년 동안 참는 고통을 안고 산 것이 더 스트레스는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금연 정말 신중히 생각할 문제였다. 기념으로 갖고 있는 럭키스트라이크 담뱃갑.담뱃갑 밑에 아마도 제조일자로 보이는 날짜가 찍혀 있다.140927 19:44 금연하는 모든 이들에게 힘내라고 응원하며,금연을 생각 중인 이..

다행히 충주터미널에 제시간에 도착해 충주역에서 기차를 타고 삼탄역으로 이동해이어서 출발한다.이때까지만도 '다행히'라고 생각했다.혹시라도 주말 고속도로 정체로 늦게 도착할까 봐 시간을 여유 있게 예매한제천역발 청량리행 기차를 취소하고 좀 더 이른 시간으로 예매하기 전까진...인생사 새옹지마다. 지난번에는 미처 보지 못 한 측량기준점을 찾았는데다른 곳에서 봤던 것과는 격이 달라도 많이 달랐다.'통합기준점'이라서인지 모양새가 장엄하다. 강 주변에 녹지 않고 남아 있는 얼음을 보면 강물 수위가 많이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그만큼 가물다는 것이겠고,산불이 크게 일었다는 기사가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오늘 고개를 넘을 거란 예상은 했지만...그전에 느티나무 구경을 좀 하자. 수령이 490년인 느티나무...

지난번에 이어 앙성온천역에서 걷기를 시작하는데바람 장난 아니게 분다.지리산 능선길에서 마주하는 바람정도 된다.그나마 바람 때문에 날씨는 끝내준다. 이번 경로는 하나의 분기점이었다.남쪽으로 갈 것인가?동쪽으로 갈 것인가? 남쪽으로 간다면 충주를 거쳐 이화령을 넘어 문경, 상주, 대구, 부산까지 쭉쭉 내려가는 거고,동쪽으로 간다면 제천을 거쳐 영월, 고한, 태백까지 쭉쭉 동해를 향해 가는 건데내란에 동조하는 경상도는 가기 싫어서 동쪽을 택했다. 지난가을 도고온천 주변을 걸으며 쇠퇴하는 온천 마을 봤는데앙성온천 주변도 말이 아니다.걷기 길도 만들며 외부인을 유인하려고 노력하지만 기대에 못 미쳤나 보다.하기사 온천 좋아하는 나도 온천에 언제 가봤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니. 개천 건너편에서 수차인지 펌프인..

감곡정류장에서 이어서 출발한다.여기부터 충주인 줄 알았으나 음성으로 나온다. 그리고 감곡이라기에 감나무가 유명한가?라고 생각했는데 가로등이 감으로 보이진 않는다.뭐지? 예전에 해남 땅끝 걸어갈 때 보았던 정류장처럼천진난만한 아이들이 그려져 있는 정류장이다. 아무튼...가로등 모양이 뭔지 해답을 곧 찾았다.복숭아 과수원이 지천이다.복숭아 과수원은 앙성온천역까지 주욱 이어진다.정말 많다.산비탈을 깎아 과수원을 만들어 놓을 정도로 평지며 비탈이며온통 복숭아 나무다.복사꽃 필 시기에 오면 장관이겠다.검색하니 복사꽃은 3월 말, 4월 중순까지 핀다니 그때쯤 또 와 볼까나? 그리고 복숭아 공원까지. 이곳에도 멋있는 나무가 있다.보호수로 수령 350년 느티나무, 수령 260년 느티나무.350년 느티나무는..

지난밤 눈비가 내렸다.3월 초에 내린 눈비가 뭐 대수겠나.점심을 먹고 앞산 불암산에 오른다. 그런데 얼음에 코팅된 나무를 마주칠 줄이야.나무는 얼음에 갇혀 있다.거짓말처럼. 수산물 유통 시 얼음 코팅을 한다는 얘기처럼나무가 얼음에 코팅 되어 있다.신기하다. 정상에 오르니 동쪽에서 세찬 찬 바람이 몰려온다.제법 춥다.얼릉 내려가자.

재작년 걸어서 해남 땅끝을 다녀온 후 걷기에 흥미가 생겨 어디를 걸어볼까 생각하다소싯적 농활도 다녀오고 농지가 많아 전원 분위기 물씬 풍기는 여주가 생각나서땅끝 이후 처음 걸은 곳이 부발역에서 여주역까지였다.그런 이곳에서 2년 만에 또 걸어간다.이번에는 아랫녘인 감곡으로. 초반에 예상 경로를 벗어나는 둥 이상하게 헤맸으나 조금씩 안전하고 한가한 예상 경로를 따라 걸어간다. 논농사나 밭농사가 주를 이루지만 과수원도 제법 많았다.무슨 과실수인지 모르나 새 가지들이 쭉쭉 올라오고 있다.앞산인 불암산에 가봐도 나뭇가지에 물기가 점점 많아지는 것처럼나무들은 벌써 봄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게 걷다 마주친 고속도로?생각해 보니 영동고속도로였다.작년 강릉을 향해 걸어갈 때도 횡성휴게소를 거쳤는데,차를 ..

세월이 바뀐 것을 이렇게도 알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가족과 함께 식사했던 이천 쌀밥정식집이 커피 가게로 바뀌어 있고,가족과 함께 들렀던 온천은 아파트에 둘러싸여 있다. 저번에 이어 곤지암역에서 출발하는데 사방이 온통 안개로 부옇다.이 안내 낀 날씨는 하루 종일 이어졌다.아쉽게도. 오늘 여정은 작은 고개 두 개를 넘고 개천 따라 걸으면 끝.일단 첫 고개를 넘기까지는 안개 때문에 사방 경계하며 조심히 걸어간다. 저 다리 아래 산책로처럼 보이는 길을 따라 징검다리를 건너면차량이 많이 다니는 도로를 피해서 걸을 수 있다. 요즘 나무에 관심이 커져 주변에 쉽게 볼 수 있는 나무 관련 책을 여럿 읽고 있는 중인데흔한 참나무 종류도 구분 못 하겠다.불암산에서 내려오다 낙엽 몇 개를 주워 들고 갈참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