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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타고
작년에 해남까지 걸어가면서 천안역을 비껴 지나친 게 자꾸 생각나서성환역에서 시작해 천안역 찍고환상을 갖고 있는 군산까지 걸어가 보기로 했다. 일정은 당일치기로 총 아홉 구간으로 나눠 진행했다.아침 일찍 기차 타러 가는 게 번거롭긴 하지만 몸에 무리가 안 가서이번에도 이 방식으로 진행해성환역에서 210km를 걸어 비응항에 도착했다. 성환역 → 천안역 → 온양온천역 → 예산역 → 홍성역 → 광천역 → 대천역 → 웅천역 → 서천역 → 군산 비응항 이번 여정에서는 기대하지 않았던 등산을봉서산, 일봉산, 옥마산, 봉화산, 잔미산, 월명산 여섯 개나 오르는 기회까지 가졌다. 이렇게 해서 한반도에 작은 선을 또 하나 새로 긋는다.숙박 없이 대중교통 가능한 경로 위주로 걷게 되어 경로가 한정적이지만걷는 자체가 ..
서천역에서 이어서 출발.이번 구간만 걸으면 성환역에서 시작한 걷기의 종착점인 군산 비응항에 도착하게 된다.이를 위해 사전에 이동 경로와 이동 시간 그리고 기차 시간을 대충 계산하니비응항에 해 지기 전에 도착하는 게 간당간당하겠고좀 더 늦으면 깜깜해서야 도착하게 될지도 모르겠다.여태껏 걷기를 하면서 해 질 때까지 걸은 적은 딱 한 번 있는데 그리 바라지 않는 상황이었다. 밤잠을 설치고 새벽 3시 반부터 준비하고 3시간 넘게 기차를 타다 보니초반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으나그래도 다행인 것은 날씨가 춥지도 덥지도 않고 살짝 서늘한 정도라서걷기에는 좋았다. 열심히 교각 아래를 지나 경로 따라 바쁘게 걷는데갑자기 나타난 풀밭? 옥수수밭?앗 따가와~나중에 확인하니 허벅지와 종아리에 핏자국이 여럿.안 그래도 3..
아래로 내려갈수록 기차 도착 시간이 늦어지니 해 지기 전에 걷기 일정을 마치기 위해전보다 한 시간 일찍 출발하는 기차를 타려고 새벽같이 일어나 준비한다. 창동역까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해 용산역 가는 첫 차를 탔는데토요일임에도 사람이 많아 서서 갈 줄이야...참고로 창동역 근처 김밥 가게가 새벽 일찍 영업을 했다.웅천역에서 서천역까지 가는 도중에 음식점도 편의점도 없기에점심으로 이것저것 먹을 것을 준비했는데 이왕이면 김밥까지 한 줄 사서 전철에 오른다. 자 이제 지난 종착점 웅천역에서 이어서 출발~ 의외로 차가 다주 다니는 길을 벗어나 이제 본격적인 시골길을 걷기 위해당당히 무단횡단하는 나를 인증해 주고~ 보령시 유일의 독입운동 마을 주야리를 지나는 길에멀리서 보기엔 저수지에 철새가 내려앉았나 ..
오늘 일정은 매우 기대되는 구간이다.옥마산, 봉화산, 잔미산 한 번에 세 산을 오르는 1타3피 산행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 지난번엔 구름에 싸인 옥마산이었지만, 이번엔 화창산 옥마산이다.정상 이륙장에서 바라볼 전망이 매우 기대되는구만~ 옥마산 시발점으로 대영사 아래 주차장까지 걸어가기 위해 대천역에서부터 다음 지도 안내에 따라 걷는데예상 못한 난관과 마주했다.아래 화살표가 가리키는 가장자리 낮은 턱으로 냇물이 넘쳐서 건너가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뛰어넘기엔 거리가 멀고, 등산화 벗고 맨발로 건너기는 싫고.그래서 뒤돌아서려는데마침 냇가에서 은행을 씻고 있던, 나보다 연배가 더 있어 보이는 아저씨가 자리를 털고 일어서며 큰 돌멩이를 구하시는 것 아닌가!설마...그랬다.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에 징검다리..
날이 흐리고 조금 쌀쌀하다.그래서 장갑을 준비했지~쌀쌀한 바람을 바로 맞으면 맨손이 많이 시리기 때문.장갑 하나만 껴도 잠바 하나 입은 만큼 몫을 한다. 다시 찾은 광천역은 10월 행락철답게 축제 준비로교통경찰 및 장돌뱅이 그리고 각설이가 분주히 움직인다.그런데 각설이가 켜 놓은 스피커가 정말 짜증 날 정도로 시끄럽군. 광천역 앞이 주 무대인가 했는데 걸으며 보니진짜 주인공은 좀 떨어진 토굴새우젓길에 위치한 점포가 아닌가 한다.점포마다 규모도 크고 토굴 앞에서 직접 작업하는 모습도 보인다. 시끄러운 공간은 나와 거리가 멀기에 얼른 벗어나 외진 길로 걸어간다.둑방길.고요 그 자체다.얼마나 고요한지 둑방길을 어기정 거리는 까투리도 여럿 보인다. 그리고 마주친 정자.아~당당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자..
홍성역에서 이어서 걷기 시작. 홍주읍성 방면으로 가는데 점잖게 옷을 입은 아줌마가 앞서 걷는데갑자기 상점 안으로 쏙 들어간다.뭔가 봤더니 로또 판매점.로또 1등 나온 회차를 기록한 기록지는 40칸으로 되어 있고현재 14칸이 채워져 있다.최근 나온 1140회 차가 언젠가 봤더니 바로 지난주였어...나도 1천 원 어치 찍을까 하다가 배낭 벗어서 지갑 꺼내기 귀찮아 그냥 나왔다. 이번에는 홍성역에서 광천역까지 걸으려니 아무래도 너무 짧은 거리라서홍주성을 돌아서 낮은 동산 하나 오르고 가기로 했다.산이름은 남산.산은 작은데 정자는 두 곳이나 있네? 동명이산으로 서울, 경주, 충주에 이어서 홍성까지 남산을 네 개째 오르게 됐다. 이후로는 그늘 없긴 매한가지이지만 차량 소음이 많은 21번 국도가 아닌좀 돌아..
일기 예보에 따르면 흐리다고 한다.그 정도로는 내 발걸음을 잡지 못하지.예산역에서 이어서 출발한다.시작부터 기념으로 사진 하나 박아준다. 공사로 인해 갓길 폭이 거의 없어서 불안 불안하게 걷는다.여기에 바람막이 해줄 건물 하나 없는 도로 위에서 찬 바람 맞으니이 짓을 왜 하나그 생각이 잠시 스쳐가지만윤봉길 의사의 응원을 받으며 꿋꿋하게 걸어간다. 고개 숙이고 있는 해바라기가 해가 사라진 오늘에 날씨를 대변해 주고 있다.드넓은 논밭을 지날 때면 왠지 모르지만 마음이 풍요로워진다.그러나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일할 걸 생각하면 아찔하겠고... 오늘에 주요 이정표는 삽교역.이쯤에서 점심을 해결해야 하기에 주요 이정표가 됐는데삽교역에는 아무것도 없고 조금 떨어진 읍내에 있는 중국식당이 별점이 높기에 찾..
다행히 기차표를 구해 궁둥이 통증 없이 온양온천역에서 이어서 걷기 시작한다.그런데 예보와 달리 날씨가 화창해서 긴소매 윗옷을 입고 온 것을 후회한다. 조금 걸으니 도심지에서 벗어나 한가로운 주택가가 나오고 좀 더 걸으니 저수지가 나오며, 저수지 주변으로 산책하는 이들이 많다.나름 인기 지역인가 보다. 저수지를 향해 가는 길에 작은 마을을 가로질러 가는데 정자가 세 개가 연이어 나타난다.하나는 개인집 마당에 세운 거, 또 하나는 마을에서 세운 거, 다른 하나는 정자가 아니라 우물 지붕?우물에 이름도 있다.흑석정(黑石井)현판에 보면 1985년5월15일 건립한 것으로 나온다.우물을 둘러싼 소나무가 사연 있어 보인다. 괜히 최단 경로 선택해서 뒷동산 하나 오르고길처럼 보이지 않는 길을 따라 걸으니다음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