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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타고
치악산은 두 번인가 세 번인가 오른 산이다. 한 번은 꿩 전설이 있는 상원사까지 치악산 능선을 종주했는데 그때는 구룡사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지금 보다는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편했다. 고속버스로 원주터미널에 도착. 난 술을 안 마셔서 밤 문화를 잘 모르는데 저 멀리 현수막이... 제대로 본 거 맞아? 예상은 했지만 고개가 많았다. 일단 원주부터가 고개다. 물론 고개만 있던 건 아니고 강원감영이라고 옛날 건물도 있다. 정문 옆에서 부분적으로 보수 공사 중이지만 관람은 가능하다. 한식부페 별점이 괜찮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느라 밥도 못 먹고 나왔는데 내가 양 것 먹어주마~ 그런데... 작년에 땅끝까지 가면서 정기휴일에 초상집까지 만나봤지만 결혼식은 또 처음이네~ 맛짱 한식부페 따님의 결혼을 축하합니..
무인역인 삼산역 주변은 시골 그 자체다. 민가 몇 채 빼면 아무것도 없다. 때문에 준비해 간 전투식량과 쌀국수는 삼산역 주변에 대충 걸터앉아서 해결하고 출발. 그 사이 아마도 도보 여행자로 보이는 이가 다리 건너 원주를 향해 씩씩하게 걸어간다. 역 맞은편 다리를 건너면 양평을 벗어나 강원도 원주 땅이다. 미리 다음지도를 통해 이동 구간에 어떤 장소가 있는지 참고했는데 조금 유명한 구름다리가 있는 소금산을 옆에 끼고 돌아가게 된다. 나는 산에 인위적인 구조물 설치하는 것 무척 싫어한다. 걸어서 못 올라가면 마는 거지, 굳이 구조물을 왜 만들어! 아무튼... 그렇게 걷다 보니 드디어 소금산이라는 데가 나타나는데 역시나 산은 산이 아니라 유원지가 되어 있었다. 구름다리가 하나인줄 알았는데 두 개네? 그리고 무..
저번엔 소양강댐까지 북한강변을 곁에 끼고 걸었기에 이번엔 남한강변을 따라 양평 끝, 경기도 최동단 기차역인 삼산역까지 걸어봤다. 물론 구간을 놔눠 걸었고 거리를 합해보니 99.9km 이동. 상계역 → 팔당역 → 아신역 → 지평역 → 삼산역 그동안의 걷기 중에 마주친 재래시장 중 가장 활기찬 분위기를 보여준 구리시장. 한강은 언제 봐도 광활하다. 이때가 1월말이라 날이 추워서 자전거 타는 이 없겠다 생각했는데 의외로 있다. 날 풀리는 3월부터는 미어터지지 않을까? 팔당댐은 옛날에 한번 자전거를 타고 온 적이 있는데 여길 걸어서 올 줄은 꿈에도 생각 안 해 봤다. 팔당댐 뒤에서 보니 물을 한가득 담고 있던데 한수원에겐 저게 다 돈이겠다. 남한강변에도 북한강변 못지않게 산이 제법 많고, 많이 오르기도 했다. ..
한참 재미들인 걷기. 한 겨울이지만 눈 이겨내고, 추위 참아내며 걷는다. 춘천 소양강댐을 향해. 소양강댐은 건너편 오봉산 가느라 세 번은 간듯하다. 참고로 소양강댐 사면에 보면 지그재그로 길이 나 있어서 이용 가능하지 않을까 했으나, 제한구역인지 막아 놨다. 때문에 소양강댐 정상까지 좁은 도로 따라 걸어 올라야 했다. 지금은 전철이지만 예전 경춘선 열차 타고 간 곳이 많다. 오봉산, 삼악산, 금병산, 호명산, 천마산, 연인산, 검봉산, 굴봉산, 화야산, 축령산, 대금산, 연인산, 백봉산... 기억 안 난다. 이번에도 구간을 나눠 걷는다. 상계역 → 금곡역 → 대성리역 → 가평역 → 강촌역 → 남춘천역 → 소양강댐 118km. 춘천은 가끔 지나치곤 했는데 역시 걸어보면 와닿는 게 다르다. 아파트 많이 지어..
오지재고개 가느라 자주 가는 역이라서 지난 초여름 동두천중앙역까지 걸었는데, 기왕 걸은 발자국 철원까지 남겨보는 것도 괜찮아 보여서 이번에도 구간을 나눠 걷기로 했다. 구간은 상계역 → 동두천중앙역 → 연천역 → 신탄리역 → 백마고지역. 그렇게 총거리는 96km. 늦가을과 초겨울 사이여서 초여름에 걸었을 때보다는 걷기에 좋았다. 연천에는 전곡선사박물관이 있어서 구석기시대가 연상되는 조형물이 있다. 그리고 조형물 옆에 38선을 알리는 돌덩이도. 박물관 관람 후 3번 국도 따라 연천읍을 향해 걷는데 땅끝까지 걸으며 갓길 걷는 것엔 적응이 되서 별 두려움 없으나 1시간 반 동안 주변에 논 말고는 볼 게 없어서 길고 지루했는데 다행히 길 끝자락에 고인돌공원이 있어서 지친 발을 쉴 수가 있었다. 구 역사에 비해 ..
철원은 금학산, 복계산 오르느라 가봤어도 차 타고 휑~하고 지나쳐서 금학산에서 봐라본 철원평야가 광활하다는 것 말고는 기억에 남는 게 그다지 없었는데, 이번에 철원까지 걷다보니 볼거리가 많다는 것을 알게 돼서 따뜻한 집을 나가 찬바람 맞고 싶은 이들에게 몇 곳 소개한다. □ 가까이서 처음 본 두루미 논밭에 내려앉아 먹이활동을 하는 두루미를 멀리서 지켜보면 별거 아닌데도 왠지 평화로운 기분이 스며들며 무념무상으로 계속 바라보게 된다. 소위 불멍처럼 새멍이랄까. 검색하니 두루미 관찰 관광 상품도 있던데, 차량 소음 없는 조용한 가운데 울려 퍼지는 두루미 울음소리 뚜!루룩~ 그리고 또 다른 철새들. □ 철원평야 잘 보이는 소이산 360m 산 치고는 전망이 매우 좋다. 금학산에서는 철원평야를 100% 조망한다면..
왠지 낚시성 제목에 낚인 느낌일텐데 아니다! 정말로 전곡선사박물관에 가면 주지육림을 볼 수 있다. 단 술은 없다~ 얼마 전 노원구립도서관에서 「왜 호모 사피엔스만 살아남았을까?」를 빌려 읽었는데 일반인이 읽기에 재밌게 구성됐다. 그래서 철원까지 걷기 중간에 전곡선사박물관을 잠깐 들렸고, 아는 만큼 보인다고 책 한 권 읽은 게 있으니 무척 재밌게 전시물을 관람하게 됐다. 전곡선사박물관은 구석기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데 내 관심은 주먹도끼! 아슐리안 주먹도끼!! 박물관 입구에 있는 조형물처럼 멋지게 쪼개진 주먹도끼!!! 그러나 현실은 이게 주먹도끼? 이게 설마 아슐리안 주먹도끼?? 안내 직원에게 물어보니 유적지에서 발굴한 유물 맞단다. 위 책에도 잠깐 나오지만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고는 했는데 아..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서영춘 아저씨가 생각나는 가을이었다. 그래서 바다를 보러 갔다. 걸어서. 한참 재미들인 걷기지만 이전처럼 장시간 걷지는 않기에 상계동에서 월미도까지 세 구간으로 나눠 걸었다. 상계역 → 노량진역 → 부평역 → 월미도 지난번에는 서울을 외곽으로 한 바퀴 돌았다면 이번에는 서울 시내를 대각으로 가로질러 걸었는데, 서울이 600년 도읍지였다는 걸 잊고 있었다. 고궁뿐만 아니라 곳곳에 역사 유적지가 많다. 마침 가을 행락철이라 시내 여기저기 사람이 많이 모여 있다. 참고로 도심에는 10톤 이상 차량은 밤 10에서 다음날 오전 7시까지만 통행할 수 있단다. 저 숭례문은 불에 탄 채로 놔두어야 했다. 치욕의 역사도 역사이듯, 멍청한 후손 때문에 국보1호를 불태워먹은 것을 교훈 삼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