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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타고
지난봄에 땅끝탑까지 걷기 위해 선지자들의 후기를 많이 참고했는데 선지자들 대부분 서울역에서 출발하던데, 나는 동네 상계역에서 출발해서 성남-오산으로 갔기에 선지자들에 발자취가 남아있는 과천-수원-오산 구간을 언젠간 가봐야겠다 생각하던 중 여름 무더위가 지나간 후 숙제 아닌 숙제를 완수했다. 과천까지는 얼마 전에 걸었기에 다시 과천에서 시작해 수원을 향해 걸었다. 그리고 저번에도 놀랐지만 하루에 서울역에서 수원역까지 걷기는 무리가 아닐까 한다. 물론 난 이틀에 나눠 걸었지만... 반년만에 모처럼 코리아 둘레길 이정표를 보니 왠지 반갑네~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땅끝까지 걷는 내내 많은 의지가 됐다. 이번 경로는 차량 통행이 많은 도로 옆을 따라 걸어야 해서 시끄럽고 지루하기 그지없었는데 수원 화성을 오..
주말에는 진접역 가는 전철이 띄엄띄엄 있다. 상계역에 안내된 것을 참고하면 당고개에서 진접으로 바로 가는 전철이 있나 보다. 아무튼... 진접역은 철마산 오르느라 와봤는데 이번에는 상계역을 향해 걸어간다. 산을 놔두고 길을 걷다니... 예전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진접역을 벗어나니 아파트 단지는 끝나고 농사짓던 벌판이 나타난다. 아마도 신도시 보상이 완료됐는지 그 많던 비닐하우스도 많이 줄었고 울타리가 곳곳에 세워졌다. 그리고 생활폐기물이 여기저기 투기되어 미관, 위생 모두 불량하다. 네이버 별점을 참고해 퇴계원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여느 유명 중국집처럼 여기도 짬뽕이 유명하던데 매운 것 좋아하지 않아서 볶음밥을 먹었는데 보통은 해서 다행이었다. 점심시간을 조금 넘긴 1시반 정도 도착해서 한..
양주를 한번 돌아봐야겠다 생각하던 중 그날이 왔다. 이틀에 걸쳐 걸었는데 대체적으로 걷기 무난하다. 옥정 신도시 관련 사진을 찾다 보니 2015년과 2022년에 찍은 사진을 찾았다. 그사이 미개발 택지에 대부분 아파트가 들어섰고 아직도 아파트를 짓고 있었다. 양주와 동두천 경계선에 있는 칠봉산을 2004년에 처음 올랐는데 그때는 버스가 별로 없어 엉뚱한 곳에 하차해 등산로 찾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땅끝탑까지 걸어보며 느낀 것 여러 가지 중 하나는 아파트 단지 만큼 심심한 길거리는 없다는 것. 서울이나 공주나 광주나... 다음 모퉁이에는 뭐가 있을지 전혀 기대되지 않기는 여기도 매한가지였다. 그나마 노랗게 익어가는 벼와 불곡산 바라보기 정도가 낙이랄까. 오래된 느티나무 절단난 가지 끝에 분봉인지 ..
따가운 여름 햇살이 조금씩 힘을 잃어가는 이달 초부터 반백년 살아온 서울을 한 바퀴 돌아볼까 하는데 발바닥에 조금에 문제가 있어 땅끝탑 갈 때처럼 장거리 걷기는 무리겠기에 네 등분으로 구간을 나눠 서울을 한 바퀴 걸어봤다. 서울 지리를 잘 모르는 편이었는데 한 바퀴 돌아보니 강북뿐만 아니라 강남에도 달동네가 많았다. 차로 이동 때는 그런 생각을 가져보지 않았는데 걸어보니 서초동, 도곡동, 대치동 죄다 언덕배기, 산자락 밑이라 길이 기울어져 걷기 불편하다. 물론 압권은 북한산, 관악산 산자락에 있는 동네지만. 올림픽대교를 처음 걸어서 넘었는데 차 타고 지나가며 힐끗 보던 것과는 다르게 올림픽대교의 위용은 위풍당당하니 장군감이었다. 삼전도비 글자는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흐릿하지만 굴종의 역사 또한 역사이니..
문득 생각하니 서울에서 반백 년을 살고 있는데 여주를 걷는 게 아니라 서울을 먼저 걸었어야 하는 느낌. 그래서 대략적으로 30km 정도 걸을 수 있는 서울 종단을 구상해 보니 년 초에 다녀온 경마장이 있는 과천과 자주 가는 동두천을 각각 걸어 경로를 이어봤다. 그런데 상계역이 워낙 강북 끝자락이라 과천까지만 걸어도 서울 종단이 될 듯. 도봉산역 옆에 있는 창포원에는 전차가 있다! 전혀 예상하지 못 한 상태에서 마주치니 좀 놀랐다. 도로변 걷고 자전거길도 걸어 지행역 근처를 지나는데 철로 주변이 정원처럼 정비가 잘 돼있어서 걷는 기분이 좋아~ 과천에서 상계동으로 거꾸로 올라오는데 남태령도 고개라고 땀 좀 흘렸고, 지하철 창밖으로만 보던 동작대교를 드디어 걸어서 넘었다. 기사식당하면 싸고 맛있는 것도 이젠 ..
소나기 예보가 있어 예매한 기차표를 반환 후 다음날로 다시 예매. 이날도 소나기 예보는 있었지만 그전에 여주역에 도착 가능해 보여서 진행했는데 소나기가 예보보다 일찍 왔지만 다행히 많은 비는 아니었다. 무인역인 일신역 주변은 한마디로 완전 시골이었다. 따라서 한적해서 걷기 좋았다. 주변은 한적해도 다니는 차량은 의외로 좀 있다. 다음 지도를 통해 중간에 마땅한 식당이 없어 보여 도시락을 싸갔는데 꽃밭에 있는 이쁜 정자가 나타나 점심을 먹으려 했으나 참새똥이 너무 많아서 뙤약볕에서 먹게 됐다. 터미네이터 1편 마지막 장면이 연상되는 먹구름이 멀리서 몰려온다. 적어도 여주 시내까지는 도착하지 않을까 했는데 중간에서 비를 맞게 되겠군... 영월루에 올라 남한강을 내려보는데... 떡하니 버티고 있는 고층 건물과..
지난 해남까지 걷기에서 내가 힘들어한 구간은 오르막보다는 직선구간의 둑방길, 자전거길이란 것을 깨달았는데, 이포보 이후부터 약 13km의 강변 자전거길을 걸어야 되는데 조금 걱정이다. 많이 많이 지루할까? 1주일 만에 다시 찾은 여주. 종일 비가 내린 지난주와 달리 매우 상쾌한 날씨로 시원시원한 바람과 맑은 하늘이 기분을 좋게 해 주었다. 한강 이포보까지는 평이한 길로 차 통행량도 적은 편이고, 자전거용 차로가 별도로 있어 걷기 편했다. 더불어 중간에 벚꽃길이 있어 봄에 걸으면 좋을 듯하다. 여주, 이천이 쌀이 유명하기에 쌀밥정식을 먹고 싶었는데 2인이상 주문가능~ 혹시나 해서 직접 물어봐도 1인은 미안하지만 안 된다고. 뭐 업주 마음이지만... 국내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이런 건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부발역에 도착해 준비하는 사이 예보보다 좀 더 일찍 그리고 좀 더 많이 내린다. 단순하고 무료하지만 그 와중에도 나름 재미가 느껴져서 몇 번에 걸쳐 여주를 걸어보려고 한다. 그 첫번째로 부발에서 여주까지 경로를 잡고 걷는데 비는 계속 내리고 피할 곳은 마땅치 않고 좀 난감한 상황. 싸 온 도시락 어디서 먹나... 식당 가긴 그런데... 다행히 매류마을 정자가 눈에 띄어 감사히 밥 먹고 쉬었다 간다. 여주 땅을 밟아본 것은 소싯적 농활 오고 처음이니 한 30년 됐나. 강산이 세 번 바뀐 것보다 옛날 농활한 마을 이름도 떠오르지 않다니... 날씨가 기대와 달랐지만 크게 비 맞지 않고 걸을 수 있어서 다행인 하루다. 이 와중에 수상 스키라니... 재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