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Random Walk (64)
무지개타고
36km 10시간10분 소요. 죽으란 법은 없구나... 지난밤 비상약으로 후시딘 바르고 날 밝자마자 근처 피부과 들러서 처방을 받았는데 10시간 걸으면서 사타구니 쓸림의 고통은 다행히 없었다. 병원, 약국이 가까이 있는 도시의 장점. 아무튼 병원 가서 대기하는 사이에 공산성을 잠깐 둘러보고 아침도 사먹고... 그런데 병원 처방 받고나면 10시나 되서야 이동 가능하기에 이동 경로를 계룡면 경로에서 이인면으로 급하게 조정했다. 차 소음을 피해서 간간히 농경지 주위로 이동. 이 한적한 분위기가 좋다. 선지자들이 알려준 도로표지판을 마주하니 다시금 선지자들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생각보다 정말 멀더라~ 논산시 진입을 엎두고 마주한 농경지를 보니 규모가 엄청나다. 논산이 이정도인데 지평선이 보인다는 김제평야는..
33km 10시간 소요. 오전에 이슬비가 내렸지만 몸 상태는 쾌청~ 참고로 우의는 최후에 수단이고 웬만한 비는 우산 쓰는 게 훨씬 편리하다. 공주 입성길에 산이 하나 보여 아예 경로를 동혈고개로 잡아서 오른 천태산. 아마도 167번째 산인가? 덕학삼거리부터 천태산까지 약 4.5km 를 계속 오른 듯. 인적이 드물어서 등산로가 좀 애매한 구간이 있다. 동혈사도 들렀는데 부처님 오신 날 준비 중. 오늘 이동한 경로를 보니 천태산 오르느라 살짝 삐져나온 이동 경로는 나름 땀 흘렸지만 긴 여정엔 대수롭지 않아 보인다. 우리의 긴긴 삶에 지금 이 순간은 한낱 티끌일지도. 고개 내려오니 저 멀리 계룡산이 보인다. 난 공주하면 계룡산에 있는 갑사가 먼저 떠오른다. 사반세기 전에 갑사에서 잔 추억이 있기 때문~ 아마도..
31km 10시간10분 소요. 찢어진 피부 회복하는데 거진 3주. 물론 온전하게는 아니지만. 많이 아쉬워서 시즌2로 성환역에서 이어서 걷는다. 선지자의 발자국 따라~ 그리고 확실히 알았다. 내 발은 도로와 사맛디 않다는 것을. 종이반창고로 덕지덕지 붙였는데 또 물집이 생기네... 2박3일 지리산 종주해도 안 생기는 물집이 도로만 걸으면 바로 생기는... 내 발 잘못인가???
실버타운을 소개하는 책을 보면서 동해시에 괜찮은 게 있네~ 라고 생각하며 동해시만 잠깐 걸어볼까 궁리하는 찰나, 친구의 느닷없는 제안으로 해파랑길, 남파랑길, 서해랑길을 알아보게 되고 그다지 와닿는 게 없던 찰나에 유튜브에서 검색된 국토대장정 영상을 보니 끌리네... 때마침 금연 8주년도 기념할 겸 시기도 대충 4월1일에 걸쳐서 다녀와야겠다! 걷기 결과는 이전 글에 썼듯이 중도 포기 아쉽지만... 어쩌겠어 발이 버티지를 못 하는데 안 그래? 그렇지만 마지막날에 한적한 길을 반나절이라도 걸었다는 데에 기쁘고, 전에 같으면 한적한 곳에선 담배 한 대 피우고 그랬는데 구름과자가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는 것도 기쁘다. 8년이 지난 이제야 해방된 것일까? 이젠 뜬끔없이 꾸는 담배 피우는 꿈만 사라지면 끝이다. 금연..
12km 4시간 소요. 아침 발 상태가 다른 날과 많이 다르다. 그날인가 보다. 너무나 빨리 그날이 왔군. 마지막날인 만큼 한적한 길을 찾아 잠시라도 걸어야겠다. 다음지도만을 살펴봤기에 현지 사정이 예상과 다르면 택시 부르는 수밖에. 다행히 예상 경로는 나를 기쁘게 해 주었고 또 분노하게도 했다. 인생이 그런거다... 이미 선지자가 찾은 1번 국도를 피해 평택에서 천안으로 가는 경로(아래 지도에서 녹색)도 참고 바라며, 나는 평택역→군문교→강변자전거길→무명교→성환역 으로 이동했다. 자전거길 안내도에 따르면 어목교로 건너는 경로가 더 좋아 보인다. 이런 한적한 길을 걷고 싶어서 사흘을 걸어왔는데 반나절 걷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다니... 씨발 너무하는 거 아니냐고! 나흘을 걸었음에도 전철 1호선의 손아귀에서..
21km 7시간 소요. 역시나 예상보다 거리가 10% 늘었다. 비행기 소음에 늦잠 자려던 계획은 깨지고, 조금 걸어보니 조금은 괜찮게 느껴져 평택역까지 걸었다. 물론 괜찮지 않았다. 평택으로 갈수록 전투기 소음에 자비란 없단 걸 깨달음! 사거리 건널목 신호 기다리는 동안 전투기 4대 지나감. 이런 게 쉬지 않고.. 어찌어찌하여 평택역까지는 왔으나, 과산화수소, 후시딘으로 대충 소독까지는 했지만 진피가 드러난 이상 내일은 안 될 듯.
41km 12시간 걸렸다. 이번에도 예상 보다 10% 거리가 늘었다. 거리를 늘리는 신기한 재주를 가진 듯. 끝나지 않을 거 같이 길었던 탄천을 벗어나니 괜히 기쁘다. 더 걷고 싶은데 여기서 마쳐야 한다. 이전에 사단 난 발바닥이 더욱 나빠져 피부거 찢어지는 상태가 되어서. 아쉽네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