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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타고
매우 기대되는 날이다. 애초에 춘천 소양강댐까지만 가려고 했던 것이 어찌어찌하여 속초 동해바다까지로 바뀌어 오늘이 마지막 구간인 미시령만 넘으면 드디어 속초다. 용대삼거리에서 이어서 시작한다. 미시령 터널로 가는 길과 미시령 고개를 넘어가는 길 둘이 있는데 파란색 실선이 그어진 길을 따라가면 미시령 고개를 넘어가게 된다. 도로 옆 계곡물이 참 맑다. 드디어 미시령 고개를 알리는 표지판이 나타났다. 도착 전엔 예상하지 못했는데, 미시령 고개가 4월30일까지 전면 통제되어 있다. 해빙기 낙석 때문인 것으로, 전에 하우고개 오를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다행히 차량만 통제라서 미시령 고갯길을 혼자 다 차지한 기분~ 올라가면서 맞은편에서 걸어 내려오는 사람 둘과 자전거 한 대를 봤다. 미시령 고개까지 두 시간 정..
검색을 하다 보니 원통에 기차역이 생긴다는데 어째 철도 공사하는 현장은 보이지가 않는다. 아무튼... 멀리 보이는 설악산 자락을 향해 원통터미널에서 이어서 걷는다. 의외로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한계삼거리 이후로는 갓길만 걷는 거 아닐까 했는데 이면도로로 한가롭게 걸을 수 있었다. 개나리가 이제 피려고 한다. 하기사 설악산 능선엔 아직도 눈이 허옇더구만... 한계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한계령, 오색이 나온다. 저길도 언제 한번 걸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며 이번엔 왼쪽 백담사, 미시령으로 향한다. 용대리 방면 도로를 따라 걷는데 내설악 답게 물이 참 맑다. 그리고 경관도 좋고 차도 거의 없고. 그런데 도로 가장자리에 넘어가지 말라고 울타리를 처 놨는데 이걸 무시하고 굳이 차 세워놓고 캠핑..
저번 하우고개에서 느꼈는데 이번에 또 강원도의 힘을 체감했다. 무슨 고개가 불암산 보다 훨씬 높은 560m라니. 집에서 대중교통으로 양구를 가려면 동서울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양구행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되는데, 양구 도착시간이 춘천으로 이동해 춘천에서 출발하는 시외버스랑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래서 저번과 같이 춘천역 건너편 정류장에서 양구행 시외버스를 이용했다. 요즘 날씨가 쌀쌀해서 벚꽃이 늦게 핀다더니 양구는 좀 더 쌀쌀한 느낌이다. 먼저 터널부터 하나 뚫고 나가야 한다. 국토정중앙면을 가기 위해. 짧은 터널을 나오니 산이 왜 이래? 나무는 불타서 시꺼멓고 일부 지역은 벌목 중이고 또 일부 지역은 식재 중. 예전에 앞산 불암산에서 불이 난 적이 있었는데, 몇 년이 지나서도 그 불탄 지역을 지나가면 ..
영화 「쇼생크 탈출 」이 나온 지도 벌써 30년. 마지막에 보면 앤디가 숨겨 놓은 편지를 찾아 읽는 레드가 나오는 데... 여기까지 왔다면 좀 더 멀리 갈 수도 있겠죠 소양강을 건넌 이상 더 멀리~ 지난 추곡삼거리에서 계속 이어서 걸어간다. 어디로? 양구를 향해. 저번처럼 소양강 둘레 따라 걸을까 생각도 했지만 남해의 리아스식 해안처럼 굴곡이 많아 이동할 거리가 쭉쭉 늘어나기에 그보단 터널 5개를 통과하기로 했다. 작년 해남 땅끝을 향해 걸으며 굴다리 밑 토끼굴 같은 터널을 걷긴 했지만 이번처럼 길이가 3km 가까이 되는 터널은 또 처음이라 부담이 크다. 소음과 먼지 심할 텐데... 소음 와닿는 게 차량 등급에 따라 많이 차이나지만 소음이 아무리 커도 지난 땅끝 걷기 중 평택과 나주에서 경험한 전투기 소..
처음엔 무슨 소린가 했다. 오리떼인가? 아니면 철새떼? 우수경칩에 개구리 입 떨어진다더니, 바로 그 녀석이었다. 밝은 대낮에도 여기저기 정신 없게 울어댄다. 소양강댐을 넘어 걸을 생각은 없었는데 원주를 걷는데 소양강댐 건너편이 왠지 궁금해~ 그래서 날씨 봐서 걸어야지 생각 했고 그날이 이날. 대중교통편으로 청평사까지 가는 길은 수월했다. 춘천역에서 내려 청평사 들어가는 북산2번 버스를 시간 맞춰 타면 된다. 단지 시간이 많이 많이 든다. 집 나와서 청평사까지 세 시간. 이날 하루 종일 여섯 시간을 걸었는데... 오가는데만 여섯 시간이 걸렸다. 청평사 반대편인 하우고개를 향해 걷는다. 그런데 도로 한가운데 울타리가 반쯤 막고 있는데... 왜 그랬는지 조금 걸어보니 알겠더라. 하우고개까지 낙석의 연속. 낙석..
치악산은 두 번인가 세 번인가 오른 산이다. 한 번은 꿩 전설이 있는 상원사까지 치악산 능선을 종주했는데 그때는 구룡사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지금 보다는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편했다. 고속버스로 원주터미널에 도착. 난 술을 안 마셔서 밤 문화를 잘 모르는데 저 멀리 현수막이... 제대로 본 거 맞아? 예상은 했지만 고개가 많았다. 일단 원주부터가 고개다. 물론 고개만 있던 건 아니고 강원감영이라고 옛날 건물도 있다. 정문 옆에서 부분적으로 보수 공사 중이지만 관람은 가능하다. 한식부페 별점이 괜찮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느라 밥도 못 먹고 나왔는데 내가 양 것 먹어주마~ 그런데... 작년에 땅끝까지 가면서 정기휴일에 초상집까지 만나봤지만 결혼식은 또 처음이네~ 맛짱 한식부페 따님의 결혼을 축하합니..
무인역인 삼산역 주변은 시골 그 자체다. 민가 몇 채 빼면 아무것도 없다. 때문에 준비해 간 전투식량과 쌀국수는 삼산역 주변에 대충 걸터앉아서 해결하고 출발. 그 사이 아마도 도보 여행자로 보이는 이가 다리 건너 원주를 향해 씩씩하게 걸어간다. 역 맞은편 다리를 건너면 양평을 벗어나 강원도 원주 땅이다. 미리 다음지도를 통해 이동 구간에 어떤 장소가 있는지 참고했는데 조금 유명한 구름다리가 있는 소금산을 옆에 끼고 돌아가게 된다. 나는 산에 인위적인 구조물 설치하는 것 무척 싫어한다. 걸어서 못 올라가면 마는 거지, 굳이 구조물을 왜 만들어! 아무튼... 그렇게 걷다 보니 드디어 소금산이라는 데가 나타나는데 역시나 산은 산이 아니라 유원지가 되어 있었다. 구름다리가 하나인줄 알았는데 두 개네? 그리고 무..
저번엔 소양강댐까지 북한강변을 곁에 끼고 걸었기에 이번엔 남한강변을 따라 양평 끝, 경기도 최동단 기차역인 삼산역까지 걸어봤다. 물론 구간을 놔눠 걸었고 거리를 합해보니 99.9km 이동. 상계역 → 팔당역 → 아신역 → 지평역 → 삼산역 그동안의 걷기 중에 마주친 재래시장 중 가장 활기찬 분위기를 보여준 구리시장. 한강은 언제 봐도 광활하다. 이때가 1월말이라 날이 추워서 자전거 타는 이 없겠다 생각했는데 의외로 있다. 날 풀리는 3월부터는 미어터지지 않을까? 팔당댐은 옛날에 한번 자전거를 타고 온 적이 있는데 여길 걸어서 올 줄은 꿈에도 생각 안 해 봤다. 팔당댐 뒤에서 보니 물을 한가득 담고 있던데 한수원에겐 저게 다 돈이겠다. 남한강변에도 북한강변 못지않게 산이 제법 많고, 많이 오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