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타고
원통을 원통을 여길 걸어오다니 본문
저번 하우고개에서 느꼈는데
이번에 또 강원도의 힘을 체감했다.
무슨 고개가 불암산 보다 훨씬 높은 560m라니.
집에서 대중교통으로 양구를 가려면
동서울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양구행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되는데,
양구 도착시간이 춘천으로 이동해 춘천에서 출발하는 시외버스랑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래서 저번과 같이 춘천역 건너편 정류장에서 양구행 시외버스를 이용했다.
요즘 날씨가 쌀쌀해서 벚꽃이 늦게 핀다더니
양구는 좀 더 쌀쌀한 느낌이다.
먼저 터널부터 하나 뚫고 나가야 한다.
국토정중앙면을 가기 위해.
짧은 터널을 나오니 산이 왜 이래?
나무는 불타서 시꺼멓고 일부 지역은 벌목 중이고 또 일부 지역은 식재 중.
예전에 앞산 불암산에서 불이 난 적이 있었는데,
몇 년이 지나서도 그 불탄 지역을 지나가면 그을음 냄새가 불쾌했던 기억이 난다.
모두들 산불조심!
양구 국토정중앙면!
여기는 보궐선거가 있는지 선거 운동원(?)들을 면민보다 더 많이 봤다.
그보다는 걸어 다니는 면민 한명을 못 봤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공원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이동하려는데
비가 와?
저 멀리 산 위에 구름이 걸려있는 게 보여!
어쩌겠어 가야지...
다행히 비는 금세 그쳤지만 광치령까지 오르막이 제법 길다.
거의 산 하나 오르는 느낌이다.
광치터널을 나오니 인제다.
저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게 혹시 설악산 자락일까?
꼬불꼬불 길 따라 내려가는데 여기저기 공사가 많다.
한적한 것 같으면서도 이동 차량이 제법 있는 편.
이 도로 주변에 태양광발전소가 여럿 보인다.
원통은 옛날에 친구 면회하느라 처음 왔었는데,
12월 초에 서울 생각하고 대충 옷 입고 왔다가 얼마나 춥던지...
그리고 가는데 다섯 시간 걸렸나?
정말 멀었다.
버스 기사가 틀어놓은 신바람 황수관 박사 테이프를 들으며
소양강 줄기를 따라 빙빙 돌다 보니 나타난 게 인제고 원통이었다.
이후 설악산 가고 오고 할 때 몇 번 이용했던 곳.
여길 걸어서 오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참고로 장국영이 떠나간 4월 1일 오늘은 금연한 지 만 9년~
아직 흡연 중이었다면 걷는 중간중간에 담배 정말 맛있게 폈을 텐데
다행히 아직까진 담배 생각 없이 잘 참고 있다.
모든 금연 도전자에게 축복 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