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타고
감곡에서 앙성온천역까지 복숭아 과수원이 지천 본문
감곡정류장에서 이어서 출발한다.
여기부터 충주인 줄 알았으나 음성으로 나온다.
그리고 감곡이라기에 감나무가 유명한가?라고 생각했는데
가로등이 감으로 보이진 않는다.
뭐지?
예전에 해남 땅끝 걸어갈 때 보았던 정류장처럼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그려져 있는 정류장이다.
아무튼...
가로등 모양이 뭔지 해답을 곧 찾았다.
복숭아 과수원이 지천이다.
복숭아 과수원은 앙성온천역까지 주욱 이어진다.
정말 많다.
산비탈을 깎아 과수원을 만들어 놓을 정도로 평지며 비탈이며
온통 복숭아 나무다.
복사꽃 필 시기에 오면 장관이겠다.
검색하니 복사꽃은 3월 말, 4월 중순까지 핀다니 그때쯤 또 와 볼까나?
그리고 복숭아 공원까지.
이곳에도 멋있는 나무가 있다.
보호수로 수령 350년 느티나무, 수령 260년 느티나무.
350년 느티나무는 주인을 잘 못 만나서 주위가 어수선한 반면
260년 느티나무는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나무 책 읽은 지 며칠 지났다고 나무 이름이 떠오르지 않네.
가시가 무시무시하다.
지방마다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하는데 이곳에서는 시화전을 열었다.
이름하야 시화십리길.
그중 눈에 띈 동그랑땡.
동그랑땡- 이영선
달구어진 펜 위로 툭 던져진다
닿자마자 온몸에 스멀스멀 김이 피어오르고
동그랑 동그랑 동그랑 동그란
것들이 뜨거운 펜 위에서 이쪽저쪽으로 뒤집히며
붙었다가 떨어졌다 미끄러진다
하나같이 동그랗게 움츠린 채
서로 부딪히다가 겹치기도 하면서 노릇노릇 익어간다
코팅이 벗겨진 자리에 새까맣게 탄 살점들이 벌레처럼 붙어 있다
기름이 살점을 태우는 소리가 요란하다
다 익은 것들이 고기 냄새를 풍기며 가장자리로 밀려나고 있다
동그랑 땡 동그랑 땡 빙글빙글 돌며
여기는 어디?
출구는 어디?
멀리 산 북면으로는 눈이 아직 하얗다.
여주까지는 평지였는데 이후 가야 할 길은 산이 많다.
3.1절 연휴 첫날이라 도로에 차들이 많아 가다 서다를 반복,
결국 감곡까지 버스가 예정보다 30분 지체해 도착.
덕분에 상경하는 기차 시간에 맞추기 위해 좀 더 빨리 걸어야 했다.
그리고 비 예보는 두 시간 앞당겨 내리고...
비가 오긴 와야 해!
땅이 메말랐어...
좀 더 걸어가도 되지만 이후로는 교통편이 마땅치 않아 이쯤에서 일단 정리로 예상했는데
그러길 잘 했다.
개천을 따라 가는 길 주위로 얕으막한 동산이 자주 나타나 전망은 그닥 없었지만
그래도 경치가 좋아서 걸을 맛 났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