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타고
초보가 만든 나무상자 본문
작지만 다용도로 쓸 상자가 하나 필요했다.
다이소나 인터넷 쇼핑몰 등을 찾아봐도 원하는 크기에 물건을 찾을 수 없어
어쩔수 없이 손수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는데...
인터넷 쇼핑몰에 보면 손수제작(DIY) 용 원목, 목재를 재단해 판매하더만
그 정도 모양새가 필요한건 또 아니라서,
동네 여기저기를 기웃 거렸더니
마침 누군가가 대형폐기물 딱지를 붙여 내놓은 서랍장 속 서랍에 사용된 나무가
내가 원했던 나무판자로 되어있었다.
울랄라~~
서랍 두 개를 빼어들고 의기양양 집에 돌아와 모양을 이리저리 구상했다.
나무는 구했는데 길이가 조금 짧군...
어릴 때 정월 대보름 쯤 쥐불놀이를 하던 때를 떠올리면
먼저 깡통이 필요하고, 그 안을 채울 나무 땔감이 필요한데...
당시에는 쓰레기를 대문옆 나무 궤짝에 담아놓던 시절이라서
궤짝을 뒤엎어 쓰레기는 패대기 치고
나무 궤짝만 들고튀던...
요즘은 종이 상자를 많이 쓰지만 옛날엔 나무 궤짝을 주로 이용하던 때라 가능했던
쥐불놀이 추억이다.
아무튼...
나무 궤짝 형태로 하면 모양은 좀 빠지지만
그래도 원하는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기에,
톱질 한 번 제대로 한 적 없지만
40년 목수의 아들로써
어깨 넘어로 눈동냥한 기억을 떠올리며
연장탓 엄청 헤대며 거의 한 나절을 몰두해 만든 나무상자!
판자가 짧아 짜집기를 했기에 모양은 투박하기 그지없으나,
이곳저곳에 1mm 유격이 있지만,
그래도 매우 만족.
이 작은 체험(?)으로 직접 만드는 재미를 조금 맛 봤달까~
나무상자를 스스로 만들었다는 자아도취에 빠져 있는데
문뜩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옛날식) 썰매가 떠오른다.
형은 쌩쌩 잘 타더만
난 왜 그리 못 탔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