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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도박에 패자는 누구

OnRainbow 2023. 2. 5. 22:33

말이 떼거지로 달리는 것을 처음 봤을 때 그 웅장함이란 대단했다.

지축을 울리는 말발굽

속도감

바람을 가르며 엉덩이를 때리는 채찍 소리

역사 속 기병대 돌진이 얼마나 가공할 전법인지 바로 그려진다.

 

 

그래서 그 감동을 느끼러 거진 30년 만에 찾은 과천 경마장~

생소한 게 많았다.

없던 입장료 내고

현금을 구매권이라는 걸로 바꿔야 하고

마권 구매도 기계식으로 바뀌고...

물어보면 직원들이 친절하게 잘 알려준다. ^^

 

그리고 변함없는 컴퓨터용 사인펜~

 

 

30년 만에 갑자기 경마장이 생각난 것은 책 「어쩌다 도박」에서 도박의 종류를 구분한 것에

경마는 '약간의 분석이 필요한 도박'으로 분류해서 

분석(?)이라면 내가 좀 하지

하는 마음으로

마사회 사이트에서 넉 달 치 경주 기록을 갖고 이리저리 굴려봤다.

 

 

엑셀로 이리저리 계산해서 간단한 표를 구한 다음

두 가지의 경마 도박 전략을 세웠다.

단승 배당 순위 1,2 찍기

단승 배당 순위 1, 연승 배당 순위 4 찍기

이유는

그딴 거 없다.

도박에 무슨 원리와 이유가 있나.

막 찍기는 허접해 보여서 정도랄까...

 

 

그런데 경마장에서 생각지도 못한 전략에 허점이 노출됐다.

마권 발매 마감 10분 전쯤 전광판에 나타난 배당을 보고 선호 경주마를 찍었는데

찍고 나서 배당 순위에 변동이 발생하는...

결국 전략대로 찍은 경우가 몇 없다.

허접한 전략에 허점까지!!

 

더불어서 이 간단한 전략에도 의외로 머리를 많이 써야 했다.

왜?

앞에서처럼 계속 바뀌는 배당 때문에 배당 순위를 바로바로 구해야 했기 때문.

 

 

집단지성의 결과물인 배당 순위를 다시 이용해서

어제, 오늘 2만 원으로 베팅한 결과는 총 -1,200 원 손해다.

어제는 선방해서 0원이었는데

오늘은 안타깝게도 1,200원이나 잃었다.

 

 

날이 쌀쌀해 마사회 건물 내에서 달리는 말들을 보니

모니터로 보는 것처럼 밋밋하다.

말 달리는 감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역시 경마든 뭐든 스포츠는 경기장 코트 앞에서 봐야 제맛이다.

 

그렇지만 이틀 연속 야외에서 떨었더니 열 난다...

경마장 여기저기 둘러보고 구경하느라 생각보다 많이 걷게 됐는데

그렇다고 땀 흘리며 걷는 게 아니라서 운동되는 느낌은 또 없다.

 

 

누구는 말 달리려고 경마장을 가고

또 누구는 말 달리는 모습을 보려고 경마장을 가고

또 다른 누구는 도박에 끌려서 경마장을 가고

경마장에서 만큼은 모두 즐거웠으면 좋겠다.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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