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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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중간에 오른 옥마산-봉화산-잔미산, 힘들었다

OnRainbow 2024. 10. 27. 23:40

오늘 일정은 매우 기대되는 구간이다.

옥마산, 봉화산, 잔미산 한 번에 세 산을 오르는 1타3피 산행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

 

 

 

지난번엔 구름에 싸인 옥마산이었지만, 이번엔 화창산 옥마산이다.

정상 이륙장에서 바라볼 전망이 매우 기대되는구만~

 

 

 

옥마산 시발점으로 대영사 아래 주차장까지 걸어가기 위해 대천역에서부터 다음 지도 안내에 따라 걷는데

예상 못한 난관과 마주했다.

아래 화살표가 가리키는 가장자리 낮은 턱으로 냇물이 넘쳐서 건너가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

뛰어넘기엔 거리가 멀고, 등산화 벗고 맨발로 건너기는 싫고.

그래서 뒤돌아서려는데

마침 냇가에서 은행을 씻고 있던, 나보다 연배가 더 있어 보이는 아저씨가 

자리를 털고 일어서며 큰 돌멩이를 구하시는 것 아닌가!

설마...

그랬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곳에 징검다리를 놓아주신 것.

어쩜 이리 고마울 수가~

정말 고마왔다.

뒤돌아간다 해도 옆에 도로가 있어 조금만 이동하면 되는데

굳이 징검다리를 놓아 주니 어찌 고맙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감사합니다. ^^

 

 

 

가까운 듯 보였지만 대천역에서 대영사 아래 주차장까지 거리는 약 4.8km로 제법 멀었다.

이리 예매한 기차 시간에 맞추려면 구간별 거리와 이동 시간을 잘 계산해야 한다.

대천역에서 주차장까지 4.8km 1시간 반

주차장에서 주능선까지 1.4km 1시간

주능선에서 옥마산, 봉화산, 잔미산 찍고 대천리까지 12km 5시간

대천리에서 웅천역까지 2.2km 30분.

그렇게 총 7시간30분.

네 이렇게 만만디로 가다간 기차 놓치고 맙니다.

제시간에 도착하려면 7시간 내에 끝마쳐야 한다.

 

검색을 통해 여러 선지자의 산행 경험을 참고했는데

그동안의 경험으로 평지와 산에서 걷는 내 속도를 알기에 

30분을 당겨서 7시간 내로 끝낼 수 있을지 걱정된다.

따라서 스릴 넘치는 걷기, 산행이 기다리니 얼마나 기대되지 않겠는가~

 

앞서 아저씨의 도움도 받고 해서 다행히 주차장까지 20분 땅겨서 도착했다.

이제 주능선까지 본격적인 오르막이다.

그런데 이게 멀리서 보는 것과 달리 매우 가파르다.

중간에 돌무덤 쌓은 이유가 있었던 거다.

힘들어서 다들 여기서 쉬었다는 얘기니.

한참을 올라온 것처럼 느꼈지만 다음 지도를 확인하니 이제 시작이고 아직 갈 길이 멀다.

 

 

 

통신탑이 보이기 시작하는 임도에서 잠깐 숨 좀 돌리고 2차 올려치기를 한다.

그런데 날이 10월답지 않게 더웠다.

오르막이 가팔라 힘든데 날도 더워 긴소매는 벗고 민소매만 입고 오른다.

태어나 10월에 민소매로 산에 오른 적은 처음이다.

 

 

 

쉬지 않고 오른 덕분에 주능선까지 예상보다 30분 일찍 도착했다.

휴~

이제는 이륙장에서 가져온 도시락을 먹으며 좀 쉬어야겠다.

 

이륙장에서 보는 전망은 예상대로였다.

좋아~

이런 맛에 산에 오르는 것 아니겠어~

날씨가 화창해 전망이 쫙쫙 나온다.

온 세상이 다 보일 것처럼.

 

이륙장에서 쉬면서 사람 네 명 봤다.

이 화창한 날에 등산객도 아닌 차 끌고 올라온 네 명이라니...

이후 대천리 하산 때까지 단 한 명도 마주칠 수 없었다.

 

그런데 산에 저리 커다란 전망대를 굳이 설치했어야 했나?

산이 육산이라 전망 보기 힘들 건 알지만

이륙장도 있는데 굳이 돈 들여서 전망대까지 설치하고 관리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이후 능선길을 걷기만 하면 된다.

아주 쉽다.

그런데 초반에 쉬지 않고 올랐던 후유증이 있을 줄은 몰랐지...

 

통신탑 이후로는 전망을 볼만한 장소는 노을전망대 말고는 없다.

그만큼 나무가 우거져 있다.

그리고 능선길에 돌멩이가 뾰족뾰족해서 걷기 불편했다.

 

더불어 마주친 물웅덩이.

이거 완전 멧돼지 목욕탕인데??

멧돼지와 마주친 경험이 있어서 머리카락이 쭈뼛 설 상황이다.

그러지 않아도 가을이라 3시만 돼도 햇살이 힘이 없어지는 마당에

멧돼지가 파해친 자리가 계속 나타나니 마음이 급해진다.

 

 

 

 

잔미산 이후 무릎 옆이 아파온다.

특히 내리막에서 더 아프다.

경험한 적이 있는 통증이다.

이거 때문에 물리치료를 받으며 거의 한 달을 산에 못 간 적이 있기 때문에 잊을 수가 없다.

즉 큰 일 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얼마 안 남았지만 하산길은 오르막처럼 가파르다.

으...윽... 내 무릎...

 

남은 500m 구간은 쩔뚝이며 다른 쪽 다리로만 내려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눈물이 핑 돌 것만 같다.

그래도 다행히 평지는 걸을 만했다.

참고로 서울 와서도 지하철 내리막 계단은 옆에 난간 잡고 걸었다.

당분간 조신히 보내야겠다.

 

 

 

웅천역을 향해 이동하는 중간에 보이는 석공회사들.

여기저기 눈길 닿는 곳 모두가 석공회사다.

이렇게 많은 석공회사가 한 곳에 모인 곳은 처음 본다.

돌 크기도 타지에서 보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크다.

버스정류장 이름마저도 석재단지~

 

 

 

오늘 걸어온 옥마산, 봉화산, 잔미산 능선길을 뒤돌아 본다.

바라보니 걸을만한 산이라 여겨진다.

기차표 시간에 맞춰 7시간 내로 끊느라 무릎에 무리가 갔지만 말이다.

그리고 사람이 너무 없고 나중엔 멧돼지 흔적까지 보여 좀 무섭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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