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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타고
여기저기 걷다 보니 불현듯 떠오르는 이가 있었으니 연암 박지원. 이참에 열하일기를 읽어봤다. 넘들은 실학자인 박지원의 이용후생에 관심 갖겠지만 나는 그가 이동한 거리가 궁금했다. 압록강 이후로 하루하루 기록된 이동거리를 취합하니 비 때문에 머문 날도 있지만 짧게는 30리, 길게는 100리를 이동했으며 하루 평균 72리를 이동했다. 10리가 4km이니 하루 28.8km를 이동한 것이다. 1780년에 압록강부터 연경(북경)까지 이동하는 게 고행길이라는 것을 직접 가보지 않아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데, 그래도 양반이기에 마부가 끄는 말을 타고 이동했다고 한다. 그런데 압록강에서 연경까지의 날짜별 이동거리를 취합하면 1,875리인데 책에 기술되기는 2,030리라 한다. 이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그건 그렇고...
무인역인 삼산역 주변은 시골 그 자체다. 민가 몇 채 빼면 아무것도 없다. 때문에 준비해 간 전투식량과 쌀국수는 삼산역 주변에 대충 걸터앉아서 해결하고 출발. 그 사이 아마도 도보 여행자로 보이는 이가 다리 건너 원주를 향해 씩씩하게 걸어간다. 역 맞은편 다리를 건너면 양평을 벗어나 강원도 원주 땅이다. 미리 다음지도를 통해 이동 구간에 어떤 장소가 있는지 참고했는데 조금 유명한 구름다리가 있는 소금산을 옆에 끼고 돌아가게 된다. 나는 산에 인위적인 구조물 설치하는 것 무척 싫어한다. 걸어서 못 올라가면 마는 거지, 굳이 구조물을 왜 만들어! 아무튼... 그렇게 걷다 보니 드디어 소금산이라는 데가 나타나는데 역시나 산은 산이 아니라 유원지가 되어 있었다. 구름다리가 하나인줄 알았는데 두 개네? 그리고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