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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타고
영화 「쇼생크 탈출 」이 나온 지도 벌써 30년. 마지막에 보면 앤디가 숨겨 놓은 편지를 찾아 읽는 레드가 나오는 데... 여기까지 왔다면 좀 더 멀리 갈 수도 있겠죠 소양강을 건넌 이상 더 멀리~ 지난 추곡삼거리에서 계속 이어서 걸어간다. 어디로? 양구를 향해. 저번처럼 소양강 둘레 따라 걸을까 생각도 했지만 남해의 리아스식 해안처럼 굴곡이 많아 이동할 거리가 쭉쭉 늘어나기에 그보단 터널 5개를 통과하기로 했다. 작년 해남 땅끝을 향해 걸으며 굴다리 밑 토끼굴 같은 터널을 걷긴 했지만 이번처럼 길이가 3km 가까이 되는 터널은 또 처음이라 부담이 크다. 소음과 먼지 심할 텐데... 소음 와닿는 게 차량 등급에 따라 많이 차이나지만 소음이 아무리 커도 지난 땅끝 걷기 중 평택과 나주에서 경험한 전투기 소..
처음엔 무슨 소린가 했다. 오리떼인가? 아니면 철새떼? 우수경칩에 개구리 입 떨어진다더니, 바로 그 녀석이었다. 밝은 대낮에도 여기저기 정신 없게 울어댄다. 소양강댐을 넘어 걸을 생각은 없었는데 원주를 걷는데 소양강댐 건너편이 왠지 궁금해~ 그래서 날씨 봐서 걸어야지 생각 했고 그날이 이날. 대중교통편으로 청평사까지 가는 길은 수월했다. 춘천역에서 내려 청평사 들어가는 북산2번 버스를 시간 맞춰 타면 된다. 단지 시간이 많이 많이 든다. 집 나와서 청평사까지 세 시간. 이날 하루 종일 여섯 시간을 걸었는데... 오가는데만 여섯 시간이 걸렸다. 청평사 반대편인 하우고개를 향해 걷는다. 그런데 도로 한가운데 울타리가 반쯤 막고 있는데... 왜 그랬는지 조금 걸어보니 알겠더라. 하우고개까지 낙석의 연속. 낙석..
치악산은 두 번인가 세 번인가 오른 산이다. 한 번은 꿩 전설이 있는 상원사까지 치악산 능선을 종주했는데 그때는 구룡사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지금 보다는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편했다. 고속버스로 원주터미널에 도착. 난 술을 안 마셔서 밤 문화를 잘 모르는데 저 멀리 현수막이... 제대로 본 거 맞아? 예상은 했지만 고개가 많았다. 일단 원주부터가 고개다. 물론 고개만 있던 건 아니고 강원감영이라고 옛날 건물도 있다. 정문 옆에서 부분적으로 보수 공사 중이지만 관람은 가능하다. 한식부페 별점이 괜찮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느라 밥도 못 먹고 나왔는데 내가 양 것 먹어주마~ 그런데... 작년에 땅끝까지 가면서 정기휴일에 초상집까지 만나봤지만 결혼식은 또 처음이네~ 맛짱 한식부페 따님의 결혼을 축하합니..
무인역인 삼산역 주변은 시골 그 자체다. 민가 몇 채 빼면 아무것도 없다. 때문에 준비해 간 전투식량과 쌀국수는 삼산역 주변에 대충 걸터앉아서 해결하고 출발. 그 사이 아마도 도보 여행자로 보이는 이가 다리 건너 원주를 향해 씩씩하게 걸어간다. 역 맞은편 다리를 건너면 양평을 벗어나 강원도 원주 땅이다. 미리 다음지도를 통해 이동 구간에 어떤 장소가 있는지 참고했는데 조금 유명한 구름다리가 있는 소금산을 옆에 끼고 돌아가게 된다. 나는 산에 인위적인 구조물 설치하는 것 무척 싫어한다. 걸어서 못 올라가면 마는 거지, 굳이 구조물을 왜 만들어! 아무튼... 그렇게 걷다 보니 드디어 소금산이라는 데가 나타나는데 역시나 산은 산이 아니라 유원지가 되어 있었다. 구름다리가 하나인줄 알았는데 두 개네? 그리고 무..
가수 차이가 부릅니다. 백치 아다다 서울에서 아시안게임 벌어질 때쯤이었다. 나이 30 전후의 젊은 선생님이 그것도 수학 선생님이 그것도 남자 선생님이 그것도 남학생들만 있는 교실에서 수학 수업 시간에 노래 백치 아다다를 가르쳐 주셨다. 왜지? 노래가 나온 지 한참이 뭐야 30년이나 지난 노래를... 뭐라고 했을 텐데 이유는 기억 인출에 실패했다. 이 노래는 원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생각난 김에 노원중앙도서관을 찾아 읽어봤다. 단편 소설이라 슬퍼지기도 전에 소설은 끝난다. 차라리 노래가 더 슬프다. 그런데 난 이런 슬픈 이야기, 그중에서도 한(恨) 맺힌 이야기 매우 싫어한다. 대표적으로 아리랑 부류의 이야기 말이다. 한 맺혀 마음 고생하지 말고, 차라리 복수해!! 아무튼... 백치 아다다 노래가 떠올라..
저번엔 소양강댐까지 북한강변을 곁에 끼고 걸었기에 이번엔 남한강변을 따라 양평 끝, 경기도 최동단 기차역인 삼산역까지 걸어봤다. 물론 구간을 놔눠 걸었고 거리를 합해보니 99.9km 이동. 상계역 → 팔당역 → 아신역 → 지평역 → 삼산역 그동안의 걷기 중에 마주친 재래시장 중 가장 활기찬 분위기를 보여준 구리시장. 한강은 언제 봐도 광활하다. 이때가 1월말이라 날이 추워서 자전거 타는 이 없겠다 생각했는데 의외로 있다. 날 풀리는 3월부터는 미어터지지 않을까? 팔당댐은 옛날에 한번 자전거를 타고 온 적이 있는데 여길 걸어서 올 줄은 꿈에도 생각 안 해 봤다. 팔당댐 뒤에서 보니 물을 한가득 담고 있던데 한수원에겐 저게 다 돈이겠다. 남한강변에도 북한강변 못지않게 산이 제법 많고, 많이 오르기도 했다. ..
한참 재미들인 걷기. 한 겨울이지만 눈 이겨내고, 추위 참아내며 걷는다. 춘천 소양강댐을 향해. 소양강댐은 건너편 오봉산 가느라 세 번은 간듯하다. 참고로 소양강댐 사면에 보면 지그재그로 길이 나 있어서 이용 가능하지 않을까 했으나, 제한구역인지 막아 놨다. 때문에 소양강댐 정상까지 좁은 도로 따라 걸어 올라야 했다. 지금은 전철이지만 예전 경춘선 열차 타고 간 곳이 많다. 오봉산, 삼악산, 금병산, 호명산, 천마산, 연인산, 검봉산, 굴봉산, 화야산, 축령산, 대금산, 연인산, 백봉산... 기억 안 난다. 이번에도 구간을 나눠 걷는다. 상계역 → 금곡역 → 대성리역 → 가평역 → 강촌역 → 남춘천역 → 소양강댐 118km. 춘천은 가끔 지나치곤 했는데 역시 걸어보면 와닿는 게 다르다. 아파트 많이 지어..
오랜만에 일출을 보러 가기로 어젯밤에 생각했다. 신년일출을 언제 보러 갔는지 기억도 안 난다. 새벽에 일어나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어젯밤 예보와는 다르게 흐린 것으로 나온다. 아... 가? 말아? 해를 꼭 봐야 맛인가.. 가는 재미라는 게 있는 거니.. 가자~ 정상에 사람이 많은지 거북바위 밑에서 통제하는 바람에 별내 쪽 방면 능선으로 이동해 해뜨기를 기다렸다. 팔당 쪽으로 운해가 이쁘네. 오늘 천마산에 갔다면 정말 이쁜 운해를 봤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보대로 하늘 밑이고 위고 구름이 많다. 이러면 나가린데... 그럼에도 해가 보였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