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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타고
몇 번을 시도했다가 전철이 연착하는 바람에 실패했는데 이번에는 성공했다. 50번 버스 타기~ 별거 아니다. 날이 따뜻해 엊그저께 내린 눈이 녹을 줄 알았는데 응달진 곳은 눈밭. 좋아라~ 모처럼 뽀드득 뽀드득 소리 들으며 눈 밟았다. 날은 흐려도 평온한 하루다~ 라고 걷는데 양지는 눈이 많이 녹아 길이 질척인다. 덕분에 흙 많이 묻었다.
가끔씩은 딴 곳도 가봐야 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는데 오늘이 그날이다. 그래서 해룡산 보다 훨씬 위쪽에 있는 고대산 임도를 이리저리 검색해 정보를 찾아보고 미지의 땅에 발을 내딛었다. 고대산을 가본 게 아마도 10년 전쯤 인 것으로 기억된다. 멧돼지랑 마주치고 나서는 안 가본 듯. 아무튼... 모처럼 가니 예전과는 너무나 달라져서 옛날에 어떤 풍경이었는지 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지역 발전 위해 뭐라도 해보려는 의도는 이해하나 캠핑장에 휴양림 만들었으면 됐지 이곳까지 야구, 축구하러 사람들이 얼마나 찾아올지... 임도 입산통제가 2월부터라니 다행이군~ 선지자들의 글을 보면 기념비 있는 곳까지는 오르막이라고 했는데 정말 그러네. 신탄리 버스 정거장에서부터 얼추 6km, 해발 고도는 불암산 보다 높은 550m..
지난주 길동무해준 나무 지팡이가 그 자리에 잘 있는지 궁금해서 또 찾아가는 오지재 고개. 다행히 또다른 나무 지팡이와 함께 그 자리를 꿋꿋이 지키고 있었다. 눈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한 결과 응달진 곳엔 빙판이 여럿. 임도 걷는 동안 자전거 타고 지나가는 이를 두 명 봤다. 대단하네...
한 겨울 설악산 가본 지도 10년이 넘었나 보다. 거기 만큼 춥지는 않겠지만 날 춥다고 하니 또 찾아가는 오지재 고개.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지하철 시간이 이상하게 꼬여서 버스 시간 때문에 덕정역에서 내려 회암고개에서 시작했다. 눈은 대략 2cm 정도 쌓였고 바람은 조금 날씨는 화창 기온은 그다지 춥지 않은 정도. 점심으로 싸간 도시락 먹느라 장갑을 벗었는데 그사이 손이 얼고 벗어놓은 마스크는 주머니 안에서 얼어붙었다. 그래도 모처럼 뽀드득 소리 들으며 눈 밟으니 기분이 좋다. 응달진 곳은 눈길이나 아이젠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 오지재 고개 구름다리 공사 현장 근처엔 땅에 파묻을 속셈인지 산업 폐기물이 널브러져 있다.
지하철 운행 시간이 이상하게 꼬여서 동두천중앙역에 예상보다 늦게 도착했다. 새해부터 왜 이래... 60-1번 버스는 이미 놓쳤고 코스를 변경해 60-3번 버스를 기다렸다가 왕방산 풀장 앞에서 시작해 오지재 고개 올라타고 해룡산 임도 걷다가 천보산 지나 회암고개로 가야겠다. 며칠 동안 바람 불고 춥더니 날씨가 죽여주게 좋다. 팔각정에 도착하니 멀리 도봉산이 보이고 천보산에 도착하니 수락산, 불암산도 보인다. 그렇지만 해가 잘 안 비치는 응달진 쪽엔 빙판이 여럿 있다. 매번 느끼지만 지루한 이 길이 난 참 좋다. 지난봄 부터 애용하고 있는 백제 쌀국수도 좋고.
금연 시작하고 어느덧 5년9개월 지난 2,100일을 찍었다. 상상도 못한 날이다. 산 다니는 거랑 구름과자 먹자 거 빼면 다른 유희거리가 없어서 담배 못 빨면 죽는 줄만 알았지만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열흘 보름 한달 반년 1년 2년 지나도 죽지는 않더라. 물론 삶에 낙이 하나 줄어든 건 맞다... 새해맞이 금연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실패하더라도 상심말고 언제라도 재도전 하길 바란다.
겨울이다. 덩달아 해도 짧아졌다. 해가 짧아지니 낮 3시가 되어도 햇살이 힘을 잃고 나도 덩달아 힘이 빠진다. 이를 보면 태양은 정말 엄청난 에너지에 근원이 맞다! 해가 짧아져서 오지재 임도도 단축해서 걷기로 바꿨다. 회암고개 - 천보산 - 오지재고개 - 왕방산 풀장. 이 방향으로 가는 게 버스 시간 맞추기가 좀더 편하다. 78번 마을버스가 30분 간격으로 다니기 때문. 덕정역 앞에서 오전 9시 50분경 회암고개 가는 78번 버스 탑승.
늦가을~ 오지재 임도길을 또 간다. 노인병원에서 올라타 오지재고개 지나 회암고개까지. 초가을부터 늦가을까지 열심히도 찾아간다. 걷다가 걷다가 낙엽이 바람이 흩날리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 생각해보지 않았던 모습을 봤다. 솔잎이 단풍지고 낙엽으로 떨어지네? 소나무는 사시사철 푸른데 왜 떨어지지? 주위를 둘러보니 낙엽송이 많다. 낙엽송 落葉松 : 소나뭇과에 속한 낙엽 교목 낙엽송이 그래서 낙엽송 이었구나... 참고로 나무위키에 따르면, 낙엽송이라 불리는 나무의 원래 이름은 일본잎갈나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