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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타고
오랜만에 대학 동기가 연락해서는 산에 가자고 한다. 산도 안 다닌다고 하는데 왠 일? 갱년기 우울증인가 했다. 아무튼 그렇게 간 산이 용인 정광산이다. 여긴 내 모교 뒷산 되시겠다. 모교도 한 10년 만에 와 보니 그 사이 건물도 늘었고 주변 마을은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 친구가 옛날에 가봤다며 비탈길을 따라 오르는데 한 넘이 쉬었다 가자 하길래 그럼 쉬어야지. 또 쉬었다 가자 하길래 그럼 쉬어야지. 다시금 쉬었다 가자 하길래 당연히 쉬어야지. 네 번 남았단다. 쉬었다 가자가 꿈에 나올 것만 같았다. 산에 안 다니던 친구라 재촉하고 싶지도 않고 또 그렇게 끌고 가 봤자 재미도 없고. 이런저런 수달 떨며 도착한 노고봉에서 도시락 먹고 정광산 정상 찍고 태교길 따라 학교로 원점회귀. 되돌아가는 임도길이 힘들..
동두천중앙역에서 오지재 근처까지 가는 버스는 50번, 60-3번 둘이 있다. 그중 50번은 정류장 몇 곳 안 거치고 바로 오지재에 접근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지하철 도착에 맞추다보면 60-3번을 종종 타게 된다. 봄볕 맞으며 오지재로 올라가 임도를 또 걷는다. 확실히 이곳에 중독된 느낌이다. 질리지가 않아~ 천보산 능선 한쪽 비탈에 진달래 비슷한 나무를 누군가 벴다. 모든 나무를 다 벤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이 벴다. 왜지?
숫자 7. 그냥 7 이 아니다. 럭키 세븐 이다. 드디어 찾아온 럭키 세븐. 허벅지 내리 찍으면 참았던 게 어느덧 금연한 지 7년이라... 신기하다. 별거 아니지만 럭키 세븐을 그냥 보내기는 섭섭해서 이리저리 생각해보고 선자령 찍고 대관령 옛길로 하산하는 그림을 그려봤다. 괜찮아 보인다. 처음 선자령은 2011년 신년일출 보려고 갔다가 바람 맞은 곳 이다. 구름이 몰려드는 통에 앞에 보이는 게 없었다. 그래서 뒤돌아서 제왕산 쪽으로 하산. 그리고 당시 구제역 난리로 대관령 구 도로에 차량을 통제해서 홀로 깜깜한 도로를 독차지한 기억이 난다. 아무튼... 중순쯤에 대관령에 폭설이 내렸다 해서 녹을 때까지 기다리다 눈 예보가 또 있어서 말일 다녀왔다. 일단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에 차 시간이 딱딱 맞아떨어지면..
늦깎이 폭설 후 그래도 봄은 오고 있다. 생강나무에도 노란 꽃 많이 피더니 이젠 진달래도 피기 시작. 저 멀리 오색딱따구리가가 나무 두들겨 패는 소리까지...
수락산 불암산 둘레길이든 능선길이든 어느 길이든 마스크 안 쓰는 것들 진짜 많다. 나이 처먹은 것들이 더 안 쓰는 현실. 수락산 불암산은 오지재 처럼 길이라도 넓어서 멀지 감치 떨어져 갈 수 있는 곳도 아닌데... 마스크 쓰면 죽냐? 마스크 안 쓰면 죽는 거야! 그래서 또 가는 오지재. 응달진 곳은 아직 한 겨울이다.
소요산행 전철도 연착 50번 버스도 연착 그럼에도 버스를 제시간에 타기는 여유 시간이 부족해서 덕정역에서 하차해 78번 마을버스를 타고 모처럼 회암고개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투바위고개산장 정류장에서 하차해 능선 타고 오르는 것도 편리한데 건널목이 따로 없어서 불안하게 길을 건너야 해 이쪽에서 오르는 경우는 드물다. 아무튼 그렇게 또 걷는다. 한참 추울 때이지만 생각보다는 날이 폭은 한 편이다. 일단 바람이 거의 없으니 좋다. 얼마 전 내린 눈이 응달쪽엔 많이 남아서 나무 지팡이 하나 마련해 뽀드득뽀드득 소리내며 걷는다. 오지재고개 도착해 풀밭에서 잠깐 쉬는데 누군가는 나무 지팡이를 바위 뒤에 보관하나 보다.
"치우라니 개가 물건이에요!" 당신의 광기 어린 눈빛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르지? 당신이 개를 좋아하건 말건 당신이 개를 인간으로 대하든 말든 내가 알바 아닌데 타인 또한 개를 좋아하는 걸 뛰어 넘어서 인간으로 대해줘야 한다는 거야? 우리 개는 안 물어요~ 라는 소리 보다 더 신기한 논리잖아 이건! 인간마저도 서로를 죽이는데 애완동물 개는 물지 않는다고 어떻게 단정해? 도시락 먹으려고 기다리는 중에 목줄한 큰 개 두 마리 끌고 정자까지 올라왔으면 간수를 잘 하던지 내 근처를 지나가길래 "개 좀 치워주세요" 했더니 다른 두 명은 근처를 갔네 안 갔네 쌍심지를 켜고 달려드는 건 나름 말이 되겠는데, "치우라니 개가 물건이에요!" 다시 떠올려도 신기하네~ 제정신이라면 어떻게 저런 말을 할까? 돈으로 애완동..
2022년 첫 오지재 걷기를 생각하며 가는데 전철이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것이 확실해지고 버스는 정류장을 향해 열나게 달려오고... 지행역에 내려 오랜만에 칠봉산으로 행선지 변경. 제생병원 언제 공사가 재개될지 모르지만 진짜 흉물이 따로 없다. 아무튼 넓직한 진입로를 지나 칠봉산 능선을 걷는데... 와~ 여기도 마스크 안 쓴 것들이 태반이다. 등산객이 적어서 그렇지 비율로 따지만 반 이상이 마스크를 제대로 안 썼다. 사람이 마주 지나가도 아랑곳없다. 하여튼 나이 먹은 늙은 것들이 마스크를 더 안 쓴다니깐!